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제결혼 사이트 탈선 조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제결혼 사이트 탈선 조짐

입력
2001.02.20 00:00
0 0

최근 인터넷 상에 성행하는 국제결혼정보 사이트 중 일부에서 '탈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신부감 소개'를 빙자한 사실상의 '윤락알선' 행위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인터넷에 신상을 올려놓은 이들은 대개 러시아, 필리핀 등 저소득국가의 여성들. 남성들이 이들의 사진과 학력, 직업, 체격 등을 보고 마음에 드는 상대를 고르면 고액의 수수료를 내고 현지에서 만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이 정도만 해도 '인터넷 주문 신부', 또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간 사이버 마켓'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여성계의 불쾌감 섞인 반응.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인터넷을 통한 이 같은 소개행위가 자칫 돈과 결혼을 미끼로 한 '신종윤락'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몇몇 사이트에는 "금발머리, 8등신의 러시아 여성과 '부부처럼' 살아본 뒤 마음에 들지 않을시 환불 및 교환이 가능하다" "항공료와 수십만원의 수수료만 있으면 90% 이상이 '숫처녀'인 필리핀 여성과 질펀하게 놀 수 있다"는 등 '은밀한 제의'들이 띄워져 있다.

모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필리핀, 베트남 등지로 자주 출장가는 사업가 등에게 중개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현지 여성을 '조달'한다"면서 "개방적인 러시아 여성의 경우 스스로 여러 사이트에 야한 차림의 사진과 신상정보를 올리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미 1980년대부터 미국, 영국 등에서는 국제결혼을 빙자, 성인용 잡지에 난 저개발국 여성들의 사진을 보고 현지에서 2~3주간 함께 지내다 돌아오는 '윤락 관광'이 유행해 사회적 문제가 돼 왔다.

이에 대해 여성민우회 정강자(48) 공동대표는 "'인터넷 신부 주문'제도는 실제 결혼이 성사된다 해도 성(性)상품화, 인권유린 등 방식상 문제가 있어 '인터넷 매매음'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국여성개발원 오정진(32) 연구위원도 "외국에서 일찌감치 유행했던 이 제도가 국내에 상륙한 뒤 큰 인기를 얻어, 일부 업체의 경우는 아예 현지에 브로커까지 상주시켜 본격적인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업체들이 단순 결혼업체나 비영리 단체를 표방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단속이 불가능한만큼 당장 관계당국의 실태파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