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9일 오후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에 공권력을 기습 투입, 정리해고에 반발하며 농성중이던 노조원과 가족들을 일단 해산시켰다. 그러나 노조 지도부 검거에는 실패하고 대우자동차 지방공장의 움직임도 여전히 심상치 않아 파업사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경찰 진입
경찰은 노조원들이 저녁식사를 하는 틈을 타 오후 5시54분께 공장에 진입, 20여분만에 진압작전을 마무리했다. 경찰은 굴삭기 등 중장비 10여대로 정문 옆 담 10m를 헐어내고 각 출입문의 바리케이드를 철거한 뒤 45개 중대 5,400여명을 일제히 투입했다.
경찰은 이에 앞서 헬기 2대를 띄워 노조원들에게 해산을 종용했다.
경찰은 10여분만에 노조원 650여명이 농성 중이던 조립사거리를 장악했고, 공장 곳곳을 수색해 김광제 조직1부장 등 76명을 검거했다. 농성에 참여했던 해고자 부인과 자녀 20여명은 여성기동대에 의해 경찰버스에 태워져 귀가조치 됐다.
▦ 노조원 저항
노조원들은 이날 오후부터 공권력 투입을 감지, '비상령'을 발동하고 조립사거리에 집결해 쇠파이프 등을 들고 경찰 진입에 대비했다. 그러나 대규모 경찰력이 진입하자 대부분 저항을 포기하고 피했으며, 일부가 바리케이드에 불을 지르고 화염병을 던지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조립1공장 입구에 불이 났으나 소방차 4대가 출동, 진화됐다. 조립사거리와 정문 등에는 깨진 보도블록이 흩어져 있고 타이어와 시너가 타며 내는 매캐한 냄새와 검은 연기로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김일섭(金日燮) 위원장 등 노조 핵심간부들은 대부분 공장 밖으로 피신했으며, 공장을 빠져 나온 노조원과 대학생 100여명이 인근 부평 산곡성당에 모여 농성을 계속했다.
▦ 지방공장 파업
국민차를 생산하는 대우차노조 창원지부는 20일부터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부분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20일부터 전 조합원이 주ㆍ야간 각 4시간 파업을 벌이고, 4시간 잔업도 계속 거부키로 했다"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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