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똑같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계속되는 경기불황, 소비심리 위축으로 입맛이 한층 까다로워진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 주택업체들이 앞다퉈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주택업체들은 비수기에 해당하는 겨울 동안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신 평면'을 올해 첫 분양하는 아파트에 적용, 기선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LG건설은 업계 최초로 30평형대 아파트에 4-베이(BAYㆍ베란다 쪽에 면한 방과 거실의 개수) 시스템을 갖춘 신 평면을 개발, 이달 말 서울 2차 동시분양으로 공급하는 구로동 LG아파트 38평형(전용면적 25.7평)에 적용키로 했다.
4-베이는 방3개와 거실을 모두 남향인 거실 베란다 쪽을 향하도록 설계, 개방감과 일조량을 최대화한 것으로 지금까지는 40평형대 이상에서만 볼 수 있었다.
LG건설 주택기술팀 김 민 차장은 "다양해진 소비자 취향을 맞추는 것이 최근 아파트 설계의 가장 큰 과제"라며 "갈수록 독특한 디자인으로 차별화된 평면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수납만족형', '마당형 발코니','자녀중시형' 등 다양한 평면을 내놓았던 삼성물산 주택부문은 올해 첫 작품으로 '가족형 공간'을 테마로 하는 새로운 설계를 선보였다.
부엌과 식당을 거실과 연결해 전면에 배치, 대형 가족공용 공간을 확보하고 2개의 자녀방 사이에 '가족 공간'을 꾸며 온 가족이 함께 컴퓨터를 이용하거나 운동 공간으로 쓰도록 했다.
신평면은 이 밖에도 화장실과 연결되는 별도 베란다 등 독특한 베란다를 여럿 설치해 아파트 외관에도 차별화를 시도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재건축 아파트에서부터 이 평면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중견건설업체인 월드건설은 올해 첫 사업으로 이달 말 서울 2차 동시분양에 선보일 등촌동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22평형에 화장실 2개를 배치하는 등 설계 차별화를 시도했다.
월드건설은 또 방 3개인 22평형에 대해 소비자 입맛에 따라 방 1개를 거실과 연결해 넓은 거실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가변형 구조'를 채택, 눈길을 끌고 있다.
브랜드에서 대형업체에 밀리는 단점을 소비자만족형 설계로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SK건설은 획일적인 대형 직사각형 창호에서 탈피,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ㄱ'자형 및 액자형 창호 등을 도입, 3월 초 분양예정인 경기 일산 식사동 'SK VIEW'아파트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의 'ㄱ'자형 창호와 함께 액자형의 조그만 창을 통해서는 외부풍경을 마치 그림을 감상하듯 아파트 내부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준다.
SK건설 이용희 과장은 "전망을 중시하는 'SK VIEW'브랜드의 첫 작품이자 올해 첫 사업인 만큼 새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단순한 주거공간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공간미를 갖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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