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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되살린 '이웃사촌' / 시민들 '내집앞 눈 치우기'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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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되살린 '이웃사촌' / 시민들 '내집앞 눈 치우기' 구슬땀

입력
2001.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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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이웃을 한 마음으로 묶었다. 예전과 달리 이번에는 '내집 앞 눈치우기' 모습이 서울시 주택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급경사길이 연달아 이어지는 서울 종로구 계동 주택가 이면도로 500여m는 눈이 조금만 왔다하면 차량통행은 물론, 보행조차 힘든 곳. 그러나 16일 아침 이 동네 주민들은 다들 기분좋은 출근길에 나섰다. 15일 오후부터 주민 100여명이 힘을 합쳐 도로의 눈을 말끔하게 치운 덕분.

"지난달 얼어붙은 길에서 동네 어르신과 아이들이 다치는 걸 보고 '이래선 안되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는 윤태철(37)씨는 빙벽등반 장비까지 갖고나와 제설작업에 비지땀을 흘렸다.

전날 '중노동'으로 파스를 붙이고 나온 권수한(52ㆍ여)씨는 "살가운 정으로 마음까지 녹는 것 같다"며 눈 치우는 이웃들에게 커피와 녹차 80여잔을 대접했다.

평소 이웃에게 '무심'하기로 소문난 서울 강남의 아파트 단지 주민들도 달라졌다.

도곡동 삼익아파트의 경우 15일 오후 관리사무소측이 "주민 협조"를 부탁하는 방송을 내보내자 젊은 주부들까지 앞다퉈 눈을 치우러 나섰다. 퇴근한 남편들까지 가세한 제설작업은 16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건설업을 하는 김모씨는 포클레인을 단지 안으로 끌고 들어와 제설작업을 진두지휘, "우리 동네 일꾼"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주민 채윤희(蔡允姬ㆍ53)씨는 "처음엔 어색했지만 함께 일하다보니 예전 시골에서 느꼈던 이웃의 정이 느껴진다"며 즐거워 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눈을 치우던 주민들은 관리사무소 직원이 "고생스럽지만 마음만은 넉넉하다. 가끔씩 폭설이 왔으면 좋겠다"고 농을 건네자 다들 맞장구치며 환한 웃음을 터뜨렸다.

김현정기자

tryout@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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