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병원 1층 로비. 경비원들이 꽃다발을 든 방문객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알레르기 감염을 막기 위해 화분과 꽃다발의 반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있지만, 막무가내로 우기거나 몰래 갖고 들어가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주부 이모(33)씨는 최근 결막염을 치료하러 안과를 찾았다가 새로운 눈병을 얻었다. 눈병은 전염력이 강해 안과에서 옮아오는 경우가 흔하다.
서울 C안과 이모(36) 원장은 "눈병으로 안과를 찾는 경우엔 외출 후 집에 들어온 것처럼 병원에 오자마자 손을 씻는 게 기본"이라며 "안내문을 통해 환자들에게 수시로 주지를 시키지만, 손을 씻지 않고 잡지를 뒤적이거나 전화를 거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의료진도 병원 감염에 무신경하긴 마찬가지. 보건복지부가 40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병원 감염 실태를 조사해 199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감염 감시활동을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병원은 18곳에 불과했다.
또 환자나 보호자의 3~4%가 병원에서 새로운 균에 감염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C안과 이 원장은 "병원 감염을 막으려면 환자나 의료진 모두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가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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