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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크 더글러스, 베를린 영화제 '평생공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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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크 더글러스, 베를린 영화제 '평생공로상'

입력
2001.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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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전혀 할 수 없게 되면 말을 하지 않는 배우로 남을 것이다. 인생에서 배운 것은 어떤 경우에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제51회 베를린영화제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한 미국 원로배우 커크 더글러스(85)가 15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최근 심장병을 앓아 말투가 어눌한 그는 "인간의 내면에는 선과 악이 공존하므로 배우는 그 자신의 일부를 내보이는 것 만으로 훌륭한 연기를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이민자의 아들로, 2차대전 때는 미국 해군으로 참전했고, 1946년 '마사 아이버의 이상한 사랑'으로 데뷔해 그동안 8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그는 '스팔타커스' '영광의 길' 등에서 영웅적인 면모를, '과거'에서는 비열한 악당의 역할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출세작 'O.K 목장의 결투'를 연출한 빌리 와일더 감독은 터프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반 고흐'의 버날리 감독은 놀랄 만큼 훌륭한 사람이었다. 스탠리 큐브릭은 재능은 있지만 '아이즈 와이드 셧'을 보면 그가 너무 차가운 사람이란 생각이 들고, 반면 아들 마이클 더글러스가 출연한 '트래픽'의 스티븐 소더버그는 지금이라도 영화를 해보고 싶은 재능있는 감독"이라고 평가했다.

'스팔타커스'를 제작할 무렵 할리우드에 불어닥쳤던 '매커시즘'이 "인생 중 가장 어려웠던 시절"이었다며 "시나리오 작가가 공산주의자로 몰려 자막에서 이름이 사라지게 됐다며 새벽에 찾아와 '이름을 찾아달라'고 울부짖던 때를 잊을 수 없다"고 회고했다.

자신의 영화중 흥행에도 성공하지 못한 작은 영화 '글로리 오브 브레이브'를 가장 좋아하며, 기술발전으로 영화가 사람의 이야기 대신 기계 장난만 일삼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맞은 새 며느리 캐서린 제타 존스에 대해 "아름다울 뿐 아니라 매우 가정적이며, 우리(자신과 아들)처럼 턱이 패인 손자를 낳았다"고 자랑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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