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와 약속한 시간인 15일 새벽 5시(미국 시간 14일 오후 3시)에 한미 정상회담의 일정을 발표하지 않아 양국간에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백악관은 한국 일본 콜롬비아 등 3개국 정상과의 회담 일정을 한꺼번에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콜롬비아 대통령과의 일정만 발표했다.
백악관은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으나 청와대는 "한국 언론들이 엠바고 시간을 지키지 않은 데 따른 일종의 항의"라고 추측했다. 청와대는 한미간에 합의한 발표 시점이 우리 시간으로 새벽이기 때문에 '15일 새벽 5시 이후 보도'라는 엠바고를 붙여 미리 공개했다.
각 신문 방송들은 엠바고를 지켜 14일 저녁에 나오는 가판(15일자)에는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보도하지 않았으나 문제는 주요 언론사가 운용하고 있는 인터넷 뉴스. 약속을 지켜 엠바고 시간 이후에 띄운 언론사는 한국일보사와 MBC의 인터넷 뉴스뿐.
대다수 인터넷 뉴스들은 14일 밤 10시를 전후해 톱기사로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보도했다.
이 시간은 미국 시간으로 일과가 시작 되기 전인 15일 오전 8시.
실제로 백악관은 청와대에 유감의 뜻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의 한 관계자는 "미국측에서 불편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면서 "백악관 측은 '이의 제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강하지만 경위를 알아보는 문의로 해석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너무 비중을 두지 말라"면서 "정상회담의 일정에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공보수석실은 "백악관이 문제삼고 있는 것은 우리 언론의 엠바고 파기"라며 "이제 국내 언론들도 국제 기준에 맞춰 외교적 관행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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