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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뉴질랜드 남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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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뉴질랜드 남섬

입력
2001.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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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남쪽 나라 뉴질랜드.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하는 곳으로 지형이 험준하고 화산과 지진이 많다.북섬과 남섬이라는 두 개의 큰 섬과 부속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북섬은 불의 섬. 화산으로 인한 다양한 자연 경관과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문화를 중심으로 한 관광자원이 전 세계인들을 부른다.

남섬은 얼음의 섬. 피요르드에 의한 웅장한 빙하 지형으로 태고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자연이 펼쳐진다.

아름다운 자연과 높은 생활수준으로 '지상의 마지막 낙원'으로 칭송되는 뉴질랜드.

그 중 남섬에 다녀왔다.

남섬의 관문은 중심 도시인 크라이스트 처치이다. 뉴질랜드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이 곳은 1850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크라이스트 처치 컬리지 출신들이 세웠다. 영국보다 더 영국적인 도시로 알려져 있다.

처음 크라이스트 처치의 공항에 도착하면 환영 간판 밑에 걸려 있는 독특한 문구가 눈에 띈다. '가든 시티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크라이스트 처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원도시로 선정될 만큼 공원이 많고 집집마다 정원이 잘 가꾸어져 있다.

넓은 정원과 잘 정돈된 시내, 그 사이에 에이번강이 유유히 흐른다. 이 강은 아마도 서울에 비교하면 청계천쯤 될 것이다. 시내를 관통하는 강에서 카누를 타는 연인의 모습이 그 같다.

크라이스트 처치에서 육로로 4시간 정도 이동하면 마운트 쿡(3,784㎙)의 기슭에 펼쳐진 고원도시 데카포에 도착한다.

마운트 쿡의 만년설과 데카포 호수의 아름다운 비취색이 어우러져 장관이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이 호수가 100만 달러짜리 경관을 가졌다고 자랑스러워한다.

호숫가에 세워진 착한 양치기의 교회는 개척민을 위해 세워진 건물. 돌과 나무로 건축되었고 개척시대에 양을 돌보았던 개들을 기억하기 위한 동상도 세워져 있다.

뉴질랜드는 지금도 국토의 47%가 목장지대. 양과 사슴 목축을 주로 하고 이 곳에 이주한 많은 한인들은 양모 제조업이나 녹용 제조업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데카포 호수 앞으로 펼쳐진 마운트 쿡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스키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정상에 리프트 대신 헬기를 타고 올라가 하루 종일 활강하는 코스가 인기가 높다.

데카포에서 2~3시간 거리에는 남섬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퀸스타운이 있다. 동화 속에 나오는 예쁜 도시 같다.

처음 이 곳에 금을 캐러 온 사람들이 '여왕이 살 만한 곳'이라 생각하고 이름을 지었다. 넓은 와카티푸 호수에서 증기선을 타고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합창하는 재미가 크다.

퀸스타운의 명물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번지 점프. 이 곳의 번지 점프대는 세계 최초로 세워졌다. 못쓰게 된 다리 카와나루에 점프대를 설치했다.

하나의 점프대에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이용료가 조금 비싼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현지 가이드가 돈 들이지 않고 번지 점프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며 조크를 했다. 하나는 줄 없이 뛰어내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무 것도 안 입고 뛰어내리는 것이라고..

뉴질랜드 남섬 일주는 15~20일 정도면 여유있게 할 수 있다. 이 곳에서의 15~20일은 우리나라에서는 한 달 정도 기간과 맞먹는다.

밤이 짧아 해가 보통 밤 10시께 지기 때문이다. 보다 더 섬세한 체험을 원한다면 민박을 하는 것도 좋다. 일본에서는 민박으로 하는 여행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뉴질랜드 원주민을 이 곳에서는 키위라고 부른다. 키위들은 외지인이 보기에는 게으른 사람처럼 보인다.

은행에서 돈을 한 장 한 장 그림을 맞춰가며 세는 모습이나, 비가 와도 빨래를 걷지 않는 모습 등은 답답하기 그지 없다. 그러나 그들의 이런 행동이 여유롭게 느껴질 때 여행객은 비로소 뉴질랜드에 적응한 것이다.

뉴질랜드 교민들은 서울과 뉴질랜드를 복잡한 지옥과 따분한 천국으로 비교해 부른다.

대부분의 이민 동포들이 이 곳에서 성공적인 삶을 일굴 수 있었던 것은 따분한 천국을 마치 복잡한 지옥처럼 여기고 부지런하게 일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뉴질랜드 여행법

뉴질랜드가 '지상 최후의 낙원'으로 꼽히는 이유는 아름다운 풍광 때문만은 아니다. 공무원 청렴도, 국가 안정도가 세계에서 1위이다. 친절하고 정직하고 마음 편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영국 연방으로 땅의 면적은 약 27만㎢. 남한의 약 3배, 그러나 인구는 366만 여 명으로 10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백인이 82%, 원주민이 9.2%, 폴리네시안이 2.9%다.

평균수명은 남자 74세, 여자 78세.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7,000달러이다.

우리와는 1963년 외교관계를 수립했고 현재 유학생 700여 명을 포함해 8,000여 명의 교민이 살고 있다. 여행객은 3개월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통화의 기본 단위는 뉴질랜드달러(NZ$)이며 환율은 1NZ$ 당 551원 정도. 시차는 뉴질랜드가 한국보다 4시간 정도 빠르기 때문에 여행 시 시차 적응에 큰 무리가 없다.

뉴질랜드에서 한국으로 전화를 걸려면 아무 공중전화나 들고 0009-82(한국통신) 또는 000-983(데이콤)을 누르면 한국 교환원과 통화할 수 있다. 수신자부담 서비스가 가능하다.

양모 제품이 저렴해 인기가 있으며 녹용 또한 한국 관광객이 빠뜨리지 않고 구입하는 품목이다. 청정 자연에서 생산된 꿀과 프로폴리스, 국제적으로 이름이 높은 뉴질랜드산 와인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념품이다.

자연이 아름다운 뉴질랜드를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렌터카를 이용한 자가 운전이다. 길 안내표지가 거의 완벽해 길눈이 어두운 사람도 쉽게 여행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가 우리와 달리 좌측 운행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고추장, 컵라면, 소주 , 젓갈류 등 가공된 식품류의 반입이 가능하다. 장기 여행이라도 먹는 걱정을 다소 덜 수 있다.

남반구이기 때문에 계절은 한국과 반대. 지금이 여행하기 좋은 여름철이다. 일교차가 커 아침 저녁으로는 가벼운 웃옷이 필요하다. 뉴질랜드관광청 서울사무소 (02)777-9282, 뉴질랜드 관광청 홈페이지(www.purenz.)

류효진기자

jskn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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