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가 두번째 회고록을 냈다. 이번 회고록에는 대통령 재임 중의 비화가 많이 실렸다고 상도동측은 전했다.DJ비자금에 관한 것, 이회창 총재를 총리직에서 '파면'한 일 등도 기록돼 있다는 것이다. 물론 YS의 관점에서 본 주관적 얘기들이다.
■회고록에서도 YS는 말을 가리지 않고 직설법을 쓴 듯 하다. YS는 이런 어법 때문에 종종 곤욕을 치른다. 지난번 도쿄 발언이 그 같은 예다.
재임 중 언론사 세무조사에 관한 얘기를 했는데, 무슨 목적으로 했는지 도무지 헷갈려 분간이 안 간다.
누구를 비판하려 한 것 같았는데, 결과는 그 반대가 되고 말았다. 말을 뱉은 자신도 궁지에 몰렸다.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세무조사 결과를 마음대로 조정했다고 실토하고 말았으니까.
■회고록이 나온 뒤 또 여러 얘깃거리가 생길지도 모른다. 당장 그런 낌새는 보인다. 그는 회고록에서 당시 총리였던 이회창씨가 대통령의 권위에 도전했기 때문에 파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파면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회 임명동의를 받은 총리, 더구나 죄를 짓지 않은 공직자에 대해 아무리 대통령이라 한들 징계절차 없이 파면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법규 관행 다 뒤져봐도 그런 예는 없다. 그런데도 그는 당당하게 파면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DJ가 뭉칫돈의 비자금을 갖고 있어 법대로 했으면 잡아 넣을 수 있었으나, 수사를 중지 시켰다고도 했다. 도대체가 법치와는 거리가 먼 얘기들이다.
■YS는 IMF 사태를 맞은 일, 아들인 김현철씨를 구속 수감한 일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한다. 다른 건 몰라도 이 두 사안에서 만큼은 그는 입을 다무는 것이 좋았겠다.
YS는 말을 할 때마다 풍파가 인다. 그런데도 그는 줄기차게 입을 연다. 무엇 때문일까.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아니면 누구 표현대로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만끽하기 위해서. 예전의 YS는 말을 해서 사람들을 즐겁게 했으나, 지금은 다르다. 힘을 뺀다. 그렇지 않아도 힘 빠지는 일이 많은데 더 힘 빠지게 할 이유가 무엇인가.
/이종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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