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은행이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가계대출에 대한 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를 14일부터 인하했다.주택은행의 금리 인하는 다른 시중은행들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출금리 인하 내용
주택은행은 가계대출의 장기우대금리를 연 9.75%에서 연 9.50%로 내렸다. 이에 따라 민영주택자금대출, 파워주택자금대출, 주택담보중장기 가계일반자금대출을 이미 받았거나 신규로 가입하는 고객들은 모두 기존보다 0.25% 낮은 금리를 적용받게 된다.
새론주택자금대출과 웰컴주택자금대출은 각각 0.25%포인트와 0.30%포인트를 내렸으며, 신용대출은 우대금리는 그대로 둔채 등급별 가산금리를 일괄적으로 0.30%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앞서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대출에 대해 우대금리를 연 9.5%에서 9.2%로 0.3%포인트 인하했으며, 국민은행은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확대하거나 특정상품의 금리를 내리는 방식으로 가계대출금리를 최고 1.75%포인트 내렸다.
이밖에 신한ㆍ한미 등 일부 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의 설정비를 면제해주는 방식으로 사실상 1%포인트 가량의 금리를 인하했다.
예금금리 인하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정기예금 금리를 기간별로 각 4%포인트씩, 정기적금 금리는 0.3~1%포인트씩 인하한다고 이날 밝혔다. 특히 1년제 정기예금의 경우 연 6.2%에서 연 5.8%까지 떨어뜨려 금융권 중 처음으로 5%대에 진입했다.
■대출금리 인하 확산되나
올초부터 대출금리 인하 문제는 금융권의 '뜨거운 감자'였다.
시중대표금리 중 하나인 국고채 3년물 유통수익률이 끝없이 추락하면서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던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서너차례씩 내리면서도 대출금리 인하에는 난색을 표했던 것.
"예금금리만 내리고 대출금리를 내리지 않는 것은 은행들의 횡포"라는 비난 여론이 팽배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결국 지난달말부터 몇몇 은행들이 전결금리 폭을 넓히거나 담보대출 설정비를 면제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일부 내리기 시작했고 주택은행이 기준금리까지 인하하게 됐다.
기준금리 인하는 일부 은행들의 '생색내기용' 금리 인하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신규대출은 물론 기준금리에 연동되는 기존의 모든 대출 금리가 동시에 내려가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다른 은행들도 주택은행의 조치에 자극받아 조만간 대출금리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금융계의 견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콜금리 인하가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수신뿐 아니라 여신금리까지 떨어져 시중에 자금이 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결국 다른 은행들도 이 같은 흐름을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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