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초강경파인 아리엘 샤론당수가 신임총리에 당선된 지 14일로 1주일을 맞은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피의 보복전이 확산되면서 다시 한번 전운이 감돌고 있다.13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수반의 경호원이 이스라엘 헬기공격으로 살해된 데 이어 14일에는 팔레스타인 운전기사가 몰던 버스가 이스라엘 텔아비 브시(市) 남부 지역에서 이스라엘 군인과 민간인을 향해 돌진, 최소 9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이번 테러는 이스라엘 리쿠드당과 노동당이 팔레스타인과의 포괄 평화협상 대신잠정 평화협정을 추진키로 합의한 직후 발생했다.
사건 직후 아리엘 샤론 총리 당선자와 에후드 바라크 총리는 팔레스타인측을 강력 비난했으며, 이스라엘 내각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완전히 봉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경찰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스라엘 에게드 버스회사 소속 운전사인 팔레스타인인 알라 카릴 아부 올바(35) 씨는 이날 텔아비브시 남쪽 20㎞ 홀론 인근 아주르 교차로를 운행하던 도중 정류장 쪽으로 갑자기 속도를 높이며 돌진, 기다리고 있던 이스라엘 군인과 민간인들을 덮쳤다.
버스에 부딪힌 군인 1명은 공중에 뜰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으며, 현장에는 팔. 다리가 절단된 시신이 담요에 쌓인 채 널려있고 사방에 유혈이 낭자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버스는 이들을 덮친 직후 남부 아슈도드시(市) 쪽으로 25㎞ 가량 도주하다가 이스라엘 경찰의 총격을 받고 트럭과 충돌한 뒤 멈췄고, 팔레스타인 운전사는 심한 총상을 입고 현장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버스안에 폭발물이 설치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사건 직후 샤론 당선자는 "매우 심각한 공격"이라며 팔레스타인측을 맹비난했고바라크 총리도 "혐오스러운 범죄"라며 범죄자를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스라엘 노동당 내각 강경파인 비냐민 벤 엘리저 통신장관은 "테러가 끊이지 않는 한수개월 이상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를 완전 봉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에 대해 "(자치지구 주변의)이스라엘 군 병력이 늘어나면서 팔레스타인 사람의 감정을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자치정부측도 "감정 폭발에 따른 개인적인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테러를 감행한 올바 씨는 96년 초부터 에게드사(社)에 고용돼 가자지구에서 텔아비브로 팔레스타인 근로자를 수송하는 일을 맡아왔다.
한편 요르단강 서안 북서부에서는 이날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인 툴카렘에서 나블루스로 운전하고 가던 팔레스타인 해군 보안대 소속 아예드 아부 하르브(25) 하사가봉쇄지역에서 이스라엘 군의 총격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유혈사태가 극에 달하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 정착민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테러공격과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암살은 통제가 불가능한 수준까지 이르렀다"며 "협상재개를 위해 양측은 즉각 상호공격을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텔아비브ㆍ예루살렘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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