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靑馬) 유치환(柳致環ㆍ1908~1967) 시인을 기려 청마문학회(회장 문덕수ㆍ文德洙)와 경남 통영시(시장 고동주ㆍ高銅柱)가 제정하고 한국일보사가 후원하는 제2회 청마문학상 시상식이 13일 오후 2시 통영 시민문화회관에서 열렸다.문덕수 회장은 수상자 김윤성(金潤成ㆍ75ㆍ예술원 회원) 시인에게 상금 1,000만원을 수여했다. 시집 '바다와 나무와 돌'로 수상한 김씨는 수상소감에서 "그 옛날 청마 선생과 단 둘이 명동에서 하룻밤 동안 술을 마신 일, 지금은 세상을 떠난 아내가 그토록 친언니처럼 따르던 청마 선생 형수님 생각에 가슴이 찡해온다"고 회고했다.
김씨는 "내가 시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자연'에 대한 집착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오늘날처럼 그 자연이 보존되지 못하고 파괴되어 가는 것을 보면 나의 시가 근본서부터 무너져내리고 설 땅이 사라져가는 듯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청마의 기일에 맞춰 열린 이날 시상식에는 김시철(金時哲) 이광석(李光碩) 김윤희(金閏喜)씨 등 전국의 문인과 지역 주민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통영시는 시상식 직후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정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는 청마의 시 '행복'이 새겨진 시비 제막식을 통영우체국 앞에서 가졌다.
통영시는 또 청마의 생가와 고인이 재직했던 통영여중ㆍ고(현 통영문화원), 윤이상 유치진 등과 함께 활동했던 옛 통영문화협회 인근 200㎙ 지역을 '청마 거리'로 선포하고 도로 표지판도 설치했다.
고시장은 "청마문학상은 앞으로 시가 조례를 제정해 시상을 계속할 것"이라며 "통영이 명실상부한 문화의 도시가 되도록 예술적 환경과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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