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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에이즈학회 최신연구 발표 / 세내 수상돌기세포가 확산主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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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에이즈학회 최신연구 발표 / 세내 수상돌기세포가 확산主犯

입력
2001.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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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흑사병'으로 불리던 에이즈. 하지만 5년 전 단백분해효소 억제제 '크릭시반'이 개발되면서 불치병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약물만 계속 복용하면 당뇨병, 고혈압 환자와 같이 천수를 누릴 수 있는 만성병으로 변한 것이다. 미국 NBA 농구스타 매직 존슨도 꾸준한 약물요법 덕분에 에이즈 바이러스(HIV)가 씻은 듯 사라졌다고 한다.그러나 완벽한 에이즈 치료제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유엔에이즈퇴치계획(UNAIDS)에 따르면 전세계 에이즈 환자는 지난 해말 현재 3,610만 명. 그동안 2,18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금도 하루 1만 명씩 에이즈에 감염되고 있다. 신약의 혜택을 못 받는 아프리카가 전세계 감염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5~8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에이즈학회'에선 우려와 희망이 공존했다. 최신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HIV 확산의 주범은 '수상돌기 세포'

네덜란드 니즈메겐대 이베트 반 쿠익(면역학) 박사는 HIV가 CD4와 같은 면역세포의 공격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음경, 질(膣), 요도 등의 점액조직과 피부 밑에 있는 '수상(樹狀)돌기 세포' 때문이라고 밝혔다. HIV가 사람의 점액조직을 통해 들어오면 면역세포의 공격을 받는다. 그런데 이 수상돌기 세포가 HIV를 림프절로 이동시키며, HIV와 결합돼 면역세포를 공격하고 자기 복제를 계속하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에이즈는 아무리 적은 양의 HIV가 인체에 침투해도 감염된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적은 양의 HIV가 어떻게 면역체계를 손상시키며 분열을 계속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 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더글러스 리치맨 교수는 "쿠익 박사의 연구는 HIV가 급격히 증식하는 원인을 밝혀낸 획기적인 성과"라며 "HIV 감염을 차단하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균자와 1회 섹스로 감염될 확률은 588분의 1

미국 존스홉킨스대 로널드 그레이 박사팀은 HIV에 감염된 사람과 단 1회 섹스에서 에이즈에 감염될 확률은 588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한 쪽만 HIV에 감염된 아프리카 우간다의 1부1처 부부 174쌍을 추적 조사했다.

이들은 콘돔을 사용하지 않고 월 평균 9~10회의 성관계를 가졌으며, 이 중 38명이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HIV에 감염된 여성이 남성에게 감염시킬 확률은 454분의 1인 반면, HIV 남성이 비감염 여성에게 감염시킬 확률은 769분의 1로 나타났다.

성활동이 왕성한 10대 부부의 경우 감염률이 다른 연령층보다 2.5% 정도 높았다.

■신종 HIV 등장

미국 앨러배마대 가오 펑 박사와 서울대 의대 오명돈(감염내과) 교수는 "지중해 키프로스와 우리나라 부산의 에이즈 환자에게서 분리한 HIV가 지금까지 각국에서 발견된 HIV와 유전자 구조가 전혀 다른 신종임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HIV는 크게 1형과 2형으로 나눠지며 대부분을 차지하는 1형은 A, B, C 등 9가지 유형이 있다.

오 교수는 "현재 HIV는 B형이 가장 많고 국내서도 지금까지는 B형이 유행했다"며 "선진국에서 개발중인 에이즈 치료제와 백신이 B형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신종 HIV가 확산될 경우 치료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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