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달면 없는 돈도 굴러 들어온다니까요."운영 중인 회사의 자금난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있는 중소기업 사장 박모(48)씨는 "며칠 전 대학 다니는 딸아이가 '돈 핸드폰줄'을 사다주길래 웃고 말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갖고 다닌다"며 "얼마 전에 거래처 사람을 만났는데 똑같은 액세서리를 갖고 있어서 서로 한참을 웃었다"고 전했다.
어깨가 처진 가장들에게 '돈 액세서리'가 인기다. 만원권 지폐나 10만원권 수표 모양을 한 열쇠고리나 핸드폰줄 등이 그것들.
이런 류의 액세서리는 보통 10~20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다시피 하지만, '돈 액세서리'의 주고객층은 30~40대다. 가계를 꾸려가는 일조차 힘겨워 지면서, 부적 같은 '주술적' 힘에라도 의존하고 싶어하는 집단심리의 반영이다.
서울 종로1가 지하상가의 팬시점 주인 최모(32렛?씨는 "경제가 너무 어려워서인지, '돈'을 도안한 액세서리가 단연 인기"라며 "젊은층 대상의 팬시제품은 하루에 보통 20~30여개 팔리는 게 보통인데, 나이 지긋한 중년층들이 많이 찾는 돈 액세서리는 100여개까지도 팔린다"고 귀띔했다.
서울 강남역 부근에서 5년째 액세서리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허모(37)씨는 "액세서리의 유행도 사회분위기의 한 반영"이라며 "요즘 돈 모양 액세서리로 인해 매상이 많이 올라 좋긴 하지만, 가장들이 다들 어디 마음 붙일 데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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