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폭력상담소가 8일 인터넷 사이트(www.sisters.or.kr)에 마련한 '군대 성폭력 토론방'에 '고발'이 폭주하고 있다. 여군들이 가슴속에만 담아왔던 성추행 피해경험을 속속 털어놓고 있는 것.의견 제시를 포함, 토론방 개설 나흘만인 10일까지 30여건이나 오른 글들의 대부분은 그동안 폐쇄된 계급사회 안에서 방치되거나, 당연시돼온 왜곡된 성문화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어 주목을 끈다.
"장군이 회식 후 차마시는 자리에서 저와 선배를 양 팔에 안고 볼을 부비더니 티셔츠 사이로 10만원짜리 수표를 넣었다."(현역 1), "소위 때 부서 연말회식에서 상관이 술잔을 권하면서 자신의 팔을 내 어깨에 올려 나와 버렸다."(현역 대위), "부대장이 회식에서 술을 억지로 마시게 하고, 억지로 내 손을 잡고 술을 따르게 했다."(여군 중위), "음식점에서 상관이 식사비 지불을 위해 밖으로 나간 사이 장군이 문을 걸어잠그고 저의 손과 입에 접촉을 시도했다."(예비역 하사) 등..
최근 육군 사단장 성추행 사건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 피해자 이모 중위를 격려하는 글들도 있다. "사단장을 중징계해야 한다." "국가대상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 중위 본인이나 가족이 먼저 지쳐서는 안된다." "여군이 단합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한 '현역 여군'은 이번 사건과 관련, '국방부 장관님께 전해주세요'라는 글을 통해 ▦중도에 인지된 사단장의 성희롱을 막지 못했고 ▦군 정보,감찰기관이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했으며 ▲피해자 주변의 군인들이 실질적인 위로가 되지 못할만큼 성폭력에 무지한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앞으로 한 달을 '군대 성폭력 집중 상담기간'으로 정해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접수한 뒤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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