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에서 실종, 영국 정부가 일본 당국에 수사를 요청하는 등 커다란 소동을 빚었던 영국 여성이 7개월만에 토막 시신으로 발견됐다.일본 경찰은 10일 가나가와(神奈川)현의 해안 동굴 땅속에서 발견된 토막 시신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7월 실종된 영국 여성 루시 블랙먼(22)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도쿄(東京) 경시청은 루시의 치과 치료 기록과 시신의 치아 특성이 일치했으며 신장과 금발 등의 특성도 같다고 밝혔다.
브리티시항공 스튜어디스 출신인 루시는 단기 체재 비자로 일본에 입국, 도쿄 록폰기(六本木)에서 호스테스로 일해 오다가 지난해 7월1일 함께 사는 친구에게 술집에서 만난 손님과 해변으로 놀러 간다고 밝히고 집을 나간 후 실종됐다. 경찰은 루시양이 이날 살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다른 사건으로 구속중인 부동산 사업가 오바라 조지(織原城二ㆍ48)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증거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루시의 시신이 발견된 해안 동굴은 오바라의 아파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며 주민들은 그가 밤에 삽을 들고 해안으로 가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하고 있다. 또 그의 아파트에서 발견된 여성의 머리카락 등에 대한 DNA 감정에서 루시의 머리카락도 발견된 바 있다.
오바라는 캐나다 출신의 호스테스 1명과 또 다른 영국여성 1명을 포함, 모두 6명의 백인 여성을 유인, 수면제 등을 먹이고 강간하거나 변태행위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고 폭행하는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그동안의 경찰조사에서 루시를 술집에서 만난 적은 있으나 실종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루시 실종 직후 현금 300만엔을 내고 중고 모터보트를 구입하는 등 부모에게서 물려 받은 재산을 물쓰듯 해 왔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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