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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라 정난정, 홍국영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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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라 정난정, 홍국영이 간다"

입력
2001.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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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국영이 정난정에 도전장을 던졌다. MBC 월화 대하사극 '홍국영' (임충 극본, 이재갑 연출)의 출연자 진용이 짜여져 촬영에 돌입하면서 정난정 일대기를 그린 SBS 월화 대하사극 '여인천하'와의 정면 승부가 불가피해졌다.3월초 방송될 '홍국영'은 여러 면에서 '여인 천하' 와 비교가 된다. 특히 정조 때의 세도가 홍국영의 일대기를 다룬 '홍국영'의 방송 시작 시점인 3월초에는 '여인 천하' 의 아역 부분이 끝나고 주연 강수연과 전인화가 본격적으로 등장할 예정이어서 두 드라마의 격돌이 벌써부터 이목을 집중시킨다.

'여인 천하'의 연출자는 '용의 눈물' '서궁' '한명회' 등 40년 동안 주로 사극을 연출해 사극 전문 연출자로 평가 받은 김재형 PD다.

'홍국영' 연출을 맡은 이재갑 PD역시 사극 연출자로 명성이 나 있다. 이 PD는 91년 허준의 일대기를 다룬 '동의보감' 을 연출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으며 '야망' '일출봉' 등 사극을 만들었다.

두 드라마의 주연은 성별 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여인 천하' 에서 정난정 역을 맡은 강수연과 문정왕후 역의 전인화는 사극의 베테랑 연기자다.

반면 '홍국영'의 타이틀 롤을 맡은 김상경과 홍국영을 탄압하며 대립 관계에 있는 인물인 정후겸 역의 정웅인은 지금까지 사극에 한번도 출연한 적이 없다.

강수연은 "경쟁 상대가 있다는 것은 연기자로서 행운이다. 저나 전인화씨가 사극 연기에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상경은 "사극을 안 해봤기 때문에 배운다는 입장으로 연기에 임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홍국영이 시청자 마음에 들게 재창조하겠다" 고 밝혔다.

작가 경력과 이들이 구사하는 대사 역시 전혀 딴판이다. '성형 미인' '단단한 놈' 등 트렌디 드라마를 주로 집필해 온 유동윤씨는 '여인 천하' 가 사극의 데뷔작이다.

반면 '홍국영' 의 임충씨는 '대왕의 길' '미망' '만강' '장희빈' 등을 쓴 사극 전문 작가이다. 유씨가 고어투 대사를 주로 구사하는데 비해 임씨는 현대적 어휘로 극본을 쓴다.

두 드라마의 공통점도 적지 않다. '여인 천하' 가 중종 때의 기생에서 정경부인까지 오른 정난정의 출세 과정을 그렸고, 정조 때 집안의 몰락으로 건달생활을 하다 한 여인과의 만남을 통해 삶을 반성하며 피나는 노력으로 조선팔도를 호령하는 부왕(副王)이 되었던 홍국영의 삶을 다뤘다. 두 작품 모두 성공 이데올로기를 바탕에 깔고 있다.

연기파 조연들이 대거 출동했다는 점도 같다. '여인 천하' 에는 이덕화 김영란 한인수 임혁 양금석이 조연으로 나오며, '홍국영' 에는 최불암 김용림 김형자 현석 송기윤이 출연한다. 시청자가 어느 드라마에 애정을 보낼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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