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 수상작가 전수천(全壽千ㆍ54ㆍ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씨와 한미경(韓美敬ㆍ43ㆍ노무라경제연구소 국제금융 컨설턴트)씨가 11일 낮 12시 30분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화촉을 밝혔다.주례 없이 진행된 결혼식에서 한미경 전수천씨 순서로 인사말을 했는데 신부는 흰색 드레스를 입었으나, 평생을 넥타이를 매지 않고 지내오고 있는 신랑은 검은 색 양복에 넥타이 없이 짙은 자주색 와이셔츠 차림이었다.
이어 같은 학교 교수인 시인 황지우씨가 축시를 낭독했다. 황씨는 '전수천씨의 작품을 처음 본 후, 자전거포에서 자전거 뒷바퀴를 그냥 돌려보는 것 같은 나의 일상생활을, 우두커니 반성해 보게 되었다'는 내용의 전씨 작품 예찬 시를 읊은 후 "늦게 장가를 가는 것이 부조금에서부터 차이가 난다"고 부러움 섞인 농담을 했다.
이날 결혼식에는 '조촐한 결혼식'이라는 신랑의 예고와 달리 이어령ㆍ김영수 전 문화부장관, 미술평론가 이경성씨, 오광수 국립현대미술관장, 임희주 국립현대미술관 아카데미원장, 이종상 서울대박물관장 등 문화계 인사 300여명이 대거 참석해 축하했다. 이강숙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은 요즘 유행하는 '4행시'형식으로 간결한 결혼축사를 하기도 했다. 신랑신부는 신혼여행은 가지 않기로 했다.
일본 무사시노(武藏野) 미술대학, 미국 프랫 인스티튜트를 졸업한 전씨는 1995년 한국작가로는 최초로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받았으며, 미국 뉴욕에서 LA까지 한민족을 상징하는 흰 천을 씌운 열차를 타고 횡단하는 프로젝트 '암트랙 2001 전수천의 움직이는 드로잉'을 구상 중이다.
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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