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이 파산 불가피로 선회하면서 보물선 신드롬도 두 달만에 사실상 막을 내렸다. 9일 서울지법은 파산결정 여부를 3월 중순으로 한달 미뤘으나 진념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은 파산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동아건설은 작년 12월초 보물선 소동 속에 17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주가는 300원에서 3,265원까지 올랐다. 발행주식 3,781만주의 60%가 넘는 2,300만주의 상한가 잔량이 쌓일 만큼 투기적인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6일 연속 하락하며 1월30일 1,000원이 무너졌고, 증권거래소는 파산 결정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7일(주가 820원)부터 매매거래를 중지시켰다. 이로 인해 현대상선 영풍산업 등이 주도한 금 소동도 잦아졌다.
파산결정이 나면 투기에 가세했던 투자자들의 주식은 휴지조각이 될 형편이다. 2000년 6월 현재 동아건설의 자산(4조2,797억원)은 부채(3조6,637억원)보다 많지만 법원측이 10년간 거액 분식회계 됐다는 점을 지적한 상태여서, 채권단 몫을 빼고 남는 재산을 나눠 가져야 하는 주주들에게 돌아올 재산은 거의 없는 셈이다.
현재 주주들은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파산을 해도 '보물선'만 인양되면 엄청난 청산가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률상 이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정주교 변호사는 "파산하면 신규사업이 중단돼 우선 보물선을 인양할 추가자금을 확보할 수 없고, 또 파산은 기업을 쪼개 팔아 돈으로 바꾸는 작업인 만큼 인양권도 매각 대상"이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이어 "매각 시점까지 주주들이 믿는 보물의 재산가치가 확인되지 못하면 가격평가에서 이는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그동안 두 번의 투자유의 공시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매달려 손해가 커졌다"며 "투기종목의 끝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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