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우주선이 파손돼 위기에 몰린 여성이 텔레크론(teleclone)이란 공간이동 장치를 통해 지구로 돌아온다.화성의 텔레크론 안에서 그의 육체는 분해되고, 그 청사진 만이 전송돼 지구의 텔레크론 장치 안에서 그의 육체는 재조합 된다. 그의 기억은 이전과 다름이 없지만, 그는 이전의 바로 그일까.
텔레크론이란 장치는 수송기관이 아니라, 사람을 죽여서 그 사람과 똑같은 사람을 복제하는 기계는 아닐까.
이런 흥미로운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런, 이게 바로 나야'(사이언스북 발행)는 근대 인류의 가장 핵심적 주제인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문제를 다룬 책이다.
미국의 인지과학자인 더글러스 호프스태터와 다니엘 데닛이 편찬한 이 책은 아르헨티나의 문학가 보르헤스, 영국의 수학자인 앨런 튜링, 미국의 SF작가 저스틴 라이버 등 다양한 분야의 석학 19명의 글을 모은 뒤 각 편자들의 논평을 붙여놓은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인간은 유전자라는 이기적인 분자를 보전하도록 맹목적으로 프로그램된 로봇 용기" 라거나 "인간 마음에도 밈(meme)이라는 문화유전자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이 유전된다" 는 등의 다양한 주장들과 만날 수 있다.
신과 우주, 생물과 컴퓨터 등을 넘나들면 쏟아지는 다양한 의문과 답변 속에서 '나의 정체성' 문제를 풀 수 있는 단서들은 숱하게 늘려 있다. 그것을 꿰 맞추는 일은 결국 독자의 몫이다. 김동광 옮김.
더글러스 호프스태터ㆍ다니엘 데닛 지음
송용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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