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광우병'이란 유령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광우병'이란 유령

입력
2001.02.08 00:00
0 0

요즘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들은 영국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질지도 모른다. 정육점과 외식업체들이 썰렁하고 심지어 우유 급식을 기피하는 학부모들까지 생겼다.한우 소비가 30% 이상 줄었고 캐나나의 '사슴 광우병' 보도 이후 국산 녹용까지 안 팔리고 있다. 축산 농가들은 지난 해 구제역에 이어 광우병 파동까지 겹쳐 빈사 직전이다.

하지만 곰곰이 한번 따져 보자. 광우병은 과연 실체가 있는 것인가.

현재까지 광우병이 발병했다는 증거는 아무 데도 없다. 전문가들은 "광우병 발병 지역에서 쇠고기나 동물성 사료를 수입하지 않고 있어 음식물 찌꺼기를 소에 먹여도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대비와 예방은 충분할수록 좋다. 미국, 호주 등 광우병 청정 지역으로 알려진 국가들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실체가 없는 광우병을 두고 거의 패닉에 가까운 분위기는 사회 전반을 위해 좀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광우병은 1985년 영국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유럽권을 제외한 지역에선 아직 발병 사례가 전혀 없다.

우리 국민이 건강에 지나치게 민감하기도 하지만, 사실 이 같은 현상은 보건 당국에 대한 국민의 불신에서 비롯됐다는 측면도 크다.

정부는 소골분이 수입된 적이 없다고 했다가 뒤늦게 말을 바꾸어 "수입은 됐으나 모두 도자기 재료로 사용됐다"는 식의 변명으로 일관했다.

정부는 과학적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확인된 정보를 신속히 공개하는 자세가 아쉽다. 국민들도 오늘 당장 큰 일이 날 것처럼 들끓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잊어버리는 식의 자세는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

고재학 생활과학부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