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 장대높이뛰기는 현재 고교 1년생과 중학교 2학년생이 번갈아 기록경신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특이한 종목이다.고교 1년생인 안유림(16ㆍ덕암정보산업고)과 여중 2학년인 최윤희(14ㆍ금성여중)는 지난해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불과 9개월만에 5차례 한국기록을 경신한 라이벌. 첫 한국기록인 3m10을 3m50까지 끌어올렸다.
후배 최윤희는 4일 대만국제여자장대높이뛰기대회서 3m50을 뛰어넘어 지난해 9월 작성된 선배의 한국기록(3m42)을 재경신했다.
대회 때마다 기량이 일취월장하는 두 10대 소녀는 한 스승의 지도를 받고 있어 더욱 화제다. 1960년대 장대높이뛰기 국가대표출신으로 올해 대한육상경기연맹 이사로 선임된 이원(60)씨가 스승이다. 마라톤 대부 정봉수감독과는 육군육상단 선후배사이.
전북 김제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체육대회서 안유림과 최윤희를 발굴한 이원씨는 사재를 털어가며 지도, 한국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예비스타로 다듬은 숨은 지도자.
여자장대높이뛰기가 올림픽종목이 되기 전까지 멀리뛰기를 지도한 이원씨는 96년 여자장대높이뛰기 선수육성에 정열을 쏟은 지 5년만에 결실을 보고 있다.
이씨는 64년 도쿄올림픽 직전 연습중 다리골절로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이후 76년 전북 김제교육청 순회코치로 활동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25년간 김제지역 육상꿈나무 육성에 힘써왔다.
98년 정년퇴임후에도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원씨는 대만국제장대높이뛰기대회를 앞두고 몸을 아끼지 않다가 지난달 15일 스트레스성 과로로 쓰러지기까지 했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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