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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아랍 초강경 '불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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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아랍 초강경 '불도저'

입력
2001.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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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보다는 안보가 중요하다."'이스라엘의 독불장군' 아리엘 샤론(72) 리쿠드당 당수가 예상대로 6일 총리선거에 승리하면서 아랍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 선거운동기간에도 "안보 없는 평화는 평화가 아니라 피와 폭력의 악순환을 계속하는 환상일 뿐"이라며 줄곧 강성발언을 해온 그의 전면 등장은 팔레스타인에게는 '전쟁의 화신' '살아있는 재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가 두 달 전 리쿠드당 총리 후보로 나설 때 까지만 해도 총리가 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지난해 9월 이슬람의 성지로 여겨지는 알 아크사 사원을 전격 방문, 팔레스타인과의 유혈사태를 초래한 행위로 정치적 생명까지도 위협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샤론은 리쿠드당의 지지를 받는 벤야민 네탄야후 전 총리와 노동당의 라이벌인 시몬 페레스 전 총리의 도전을 운 좋게 피하면서 이스라엘을 이끄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바라크와의 대결에서 이긴 것도 스스로의 인기라기보다 단지 '바라크가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긴 하지만 어쨌든 중동 판세를 좌우할 열쇠를 쥐게 됐다.

샤론은 그 동안 대 아랍 강경책의 선봉에 섰던 만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악연도 뿌리가 깊다. 1982년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샤론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의 근거지였던 레바논에 대한 침공을 주도함으로써, 아라파트는 튀니지로 피신해야 했다.

또 네탄야후 총리밑에서 외무부 장관으로 중동평화협상을 하며 아라파트와 마주쳤지만 "그가 테러에서 손을 떼기 전에는 악수하지 않겠다"며 외면했고 이번 선거기간 중에도 그를 '거짓말쟁이' '살인자'라며 몰아부쳤다. 아라파트 수반도 최근 "샤론은 우리에게는 정말 재앙"이라며 "그는 우리를 잔혹하고 군사적인 방식으로 다룰 것"이라며 치를 떨었다.

14세 때 군에 입대한 샤론은 1950년대부터 1970년대 중동전 당시 승승장구하며 이스라엘의 승리를 이끈 전쟁 영웅이었다.

또 노동부 장관과 주택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는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지역을 불도저로 밀어내고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 '불도저'로서의 명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때문에 그를 국방부 장관과 외무부 장관으로 발탁한 메나힘 베긴 전 총리도 "그는 나를 공격하기 위해 총리실로 탱크를 몰고 오는 것도 주저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번 선거를 치르며 강경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자신이 집권하더라도 평화협상을 계속할 것이며 이스라엘에 평화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던 샤론이 과연 '전쟁만능주의자'의 이미지를 털어낼 지 아니면 또 한번 중동에 피바람을 몰고 올지 세계 각국이 우려의 눈길로 주시하고 있다.

■샤론당선 세계 반응

▦축하한다. 향후 중동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하길 바란다=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중동지역의 모든 지도자들과 국민들이 자제력을 발휘해 줄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

미국은 중동평화에 무관심하지 않을 것이다=콜린 파월 미 국무부 장관

▦우리는 이스라엘 국민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평화 프로세스가 계속되길 기대한다=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샤론은 평화과정을 진전시킬 사람이 아니다=나빌 샤스 팔세스타인 기획부장관

▦샤론은 바라크와 마찬가지로 팔레스타인의 피를 손에 묻힌 사람이다. 이스라엘의 침략에 모든 수단을 다해 저항할 것이다='하마스' 창설자 아흐메드 야신

▦샤론의 극단적 성향과 범죄적인 과거에 비춰볼 때 이스라엘 유권자들은 사상 최악의 지도자를 뽑았다. 샤론과의 평화협상은 시간 낭비다=시리아 집권 바트당 기관지 알 바트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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