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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고스톱 '異常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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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고스톱 '異常열풍'

입력
2001.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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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점심시간 서울 강남의 한 업체 사무실. 직원 몇이 끼니도 거른 채 컴퓨터에 열중해 있다.모니터 화면에 떠있는 것은 다름아닌 '고스톱' 판. 한 직원은 "돈만 오가지 않는다 뿐이지, 피박ㆍ광박 등 실제와 규칙이 똑같은데다 상대방도 있어 진짜 판보다 더 재미있다"며 "상대나 나나 걸핏하면 점심을 거르기 일쑤"라고 말했다.

전국이 온라인 고스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컴퓨터가 있는 곳이면 집이고 직장이고 가릴 것 없이 온통 화투판이 벌어지고 있는 것. 인터넷을 매개로 해 전국이 거대한 도박게임장화하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 고스톱을 서비스하는 '한게임'의 송재화 팀장은 "매일 낮 12시께면 직장인들의 고스톱판이 절정을 이뤄 접속이 힘들 정도"라고 전했다. 점심시간은 물론이거니와, 근무 중에도 상사의 눈을 피해 수시로 고스톱을 즐기는 게 아예 직장풍속도가 돼버린지 오래.

집에서라고 달라질 것이 없다. 은행원 A(34)씨는 "초고속 인터넷으로 밤을 꼬박 새워 고스톱을 하다 충혈된 눈으로 출근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라고 털어 놓았다.

주부들의 온라인 고스톱 열기도 못지않다. 남편이 출근하고 자녀들이 등교한 후 PC앞에 앉아 종일 고스톱에 빠져든다. 온라인 게임사이트 운영업체인 버드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우리 사이트에서 고스톱을 즐기는 이용자 중 여성이 57%로 오히려 더 많다"고 말했다.

이밖에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청소년들 사이에 끼어 온라인 고스톱을 즐기는 주부와 노인들의 모습도 이젠 일상화해 있다.

현재 온라인 고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임사이트는 10여개. 전문업체로부터 게임 솔루션을 구입해 제공하는 네이버, 네띠앙 등의 포털사이트와 n016, 019, 애니콜 등 기업 홈페이지까지 포함하면 30여 개가 넘는다.

이들 사이트의 ID 개설자(중복 포함)는 무려 1,700만명. 국내 인터넷 인구보다도 많은 숫자다.

업계에서는 하루 한번씩은 들러 고스톱을 즐기는 이용자만해도 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당연히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 리 없다. 정상적인 일상이 불가능할 정도의 중독자가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이 중에는 미성년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청소년문화연구소의 김옥순 실장은 "온라인 고스톱의 경우 PC방이나 초고속 인터넷 등을 통해 접근이 쉬워, 오프라인보다 더 중독성이 강하다"며 "특히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므로, 이들에 대한 접근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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