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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상생의 싹보인 대표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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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상생의 싹보인 대표연설

입력
2001.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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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틀 국민들은 국회에서 행해진 여야 대표연설을 듣고 머리가 헷갈렸을줄 안다. 대표연설에 나선 한나라당 이회창총재와 민주당 한화갑 최고위원의 시국관은 현격하게 달랐다.누구의 말이 옳고 그른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들은 피곤할 따름이다. 그나마 한 가닥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여야가정치문제와 관련, 미래지향적이며 생산적인 제안을 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여야가 '국민우선 정치'와 '정쟁중단 선언'을 제안한 것은 미약하나마 상생의 정치의 싹으로 볼 수는 있을 것이다. 국민들은 김대중 정부 출범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온 지긋지긋한 정쟁에 신물이 나 있는 상태다.

정치권이 이런 국민정서를 뒤늦게나마 자각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며, 모처럼의 선언과 제안이 구체적으로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여아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잘못된 현상의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상대를 무시한 채 그 대안과 처방을 찾으려 한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말과는 달리 인식의 바탕에는 여전히 상생보다 상쟁쪽에 관심을 두고 있는 탓이다. 이런 점은 현격한 시국관의 차이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대표적인 사례가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 안기부 돈 사건 등이다. 이 총재는 언론사 세무조사를 정권의 언론 제압용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특히 작금의 언론개혁 요구가 정권의 사주에 의한 것이라며 "대통령 말 한마디에 세무조사가 갑자기 시작됐다"고 비난했다. 물론 여당의 시각은 이와 다르다.

정례적인 세무조사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언론사 세무조사가 대통령의 언급과 인과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드물 것이라는 점이다.

안기부 돈 사건도 마찬가지다. 여당은 정치자금이 아닌 예산횡령 사건으로, 야당은 정치보복의 연장선상에서 달리 바라 보고 있는 것이다.

경제와 사회분야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다. 야당은 지나치게 어둡고, 여당은 지나치게 밝다.

특히 여당은 경제와 관련, 여러 낙관적 정책을 제시했는데 다소 섣부른 감이 없지 않다. 정부 여당의 정책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지금처럼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수 많은 증권 투자가와 실업자들이 실의에 빠지거나 거리로 내 몰리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서도 남북문제와 관련, 이 총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에 대해 유연한 자세로 선회한 것이나, 한 최고위원이 이 총재의 방북을 제안한 것은 여야간에 초당적 협조체제 구축을 위해 진일보한 자세라고 평가 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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