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아침 집앞 골목길을 나서다 빙판길에 넘어져 엉덩이뼈에 금이 간 박모(42ㆍ서울 관악구 신림7동)씨는 눈을 치우지 않은 것이 후회막급이다.광화문 네거리의 골목길은 폭설이 내린지 한달이 지났는 데도 얼어붙어 있다. 볕이 들지않는 곳이긴 하지만 음식점이 10여개나 닥지닥지 붙어있는데도 아무도 눈을 치우려 하지 않았다.
눈 뿐아니다. 주택가 골목길과 이면도로에는 곳곳에 쓰레기 더미가 수북하다. 1995년 쓰레기종량제가 도입되자 봉투값 부담이 마을공동체 의식을 사라지게 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각 자치단체가 구조조정으로 쓰레기를 대신 치워주던 환경미화원들을 감원하면서 골목길마다 쓰레기가 나뒹굴게 됐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환경부는 다음달부터 조기축구회나 부녀회 등을 통해 마을청소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쓰레기봉투와 청소도구를 지급기로 했다.
건물이나 토지소유주가 쓰레기를 방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청결유지 명령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내 집앞 청소도 벌금이 무서워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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