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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 화백 "미술원리 가르쳐야 피카소가 나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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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 화백 "미술원리 가르쳐야 피카소가 나오죠"

입력
2001.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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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초등학생이 그렸다고 말하면 다들 놀랍니다. 미술 교육을 제대로 시킨다면 우리나라에도 피카소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지요."원로 서양화가 김흥수(金興洙ㆍ82) 화백의 얼굴엔 뿌듯한 웃음이 가득했다. 구상과 추상이 산뜻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작품을 들고선 "1년 정도 그림을 그린 초등학교 4학년 꼬마의 그림이다"며 자랑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단순히 보고 따라 그린 그림이 아니라 스스로 색채를 정하고 화면 분할을 생각해 그린 창조적인 작품이다."

지난 2년동안 예술의 전당에서 '영재미술교실'을 운영해온 김 화백은 그가 가르친 아이들의 구성력과 색채감각이 놀랄 정도라며 흐뭇해 했다.

지난 1년간의 영재미술교실 성과물이 대중 앞에 선을 보인다. 10~18일 예술의 전당 미술관 3층에서 '김흥수 영재미술교실 평가전'을 갖는 것이다.

구상과 추상을 한 화폭 안에 담아내는 '하모니즘' 기법이라는 독자적 화풍을 개척해온 김 화백이 요즘 기울이고 있는 최고의 관심사는 미술교육을 통한 어린 재목의 양성이다.

고령에도 건강해 보이는 그는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예술의 전당을 찾아 아이들을 만난다.

"엄하게 꾸짖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미술의 원리를 알면 스스로 재미를 느껴요. 집에 가라고 해도 안가고 그림을 그려서 오히려 골치입니다."

이 일은 1998년 1일교실로 운영했던 '꿈나무 미술교실'이 계기가 됐다. 지속적인 미술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듬해 3월부터 예술의 전당에서 '김흥수 영재미술교실'을 시작했다. 150명을 뽑는 오디션에만 3,000여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미술의 원리를 체계적이고 바르게 배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차가운 색과 따뜻한 색, 가벼운 색과 무거운 색, 어두운 색과 밝은 색 등의 구별과 화면의 구성 비율, 색과 톤의 조화 등 미술의 바탕 속성을 제대로 익혀야 창조적인 작품 생산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따라 그리기 식의 데생 위주 교육으로는 미술의 깊이를 깨닫지 못하고 발전도 없다"며 제대로 된 미술교육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그가 아이들에게 입체주의(큐비즘)을 가르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큐비즘은 현대 미술 원리의 집약체다. 조금만 가르쳐도, 아이들의 감각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금방 원리를 배워 놀랄 만한 큐비즘 작품을 그린다"고 그는 말했다.

그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하모니즘' 작품들이다. "구상과 추상이 한 화폭 안에서 어울리는 그림을 통해 미술의 모든 원리를 종합한다"는 포부다. 그는 아이들에게 늘 이렇게 말한다. "끝까지 해보는 것만이 진정한 완성이란다.

김흥수 화백이 제자 이선혜(신길초등교 4학년)양이 그린 그림을 자랑하고 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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