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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게 답합니다 / 중국과 같은 지명 사대주의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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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게 답합니다 / 중국과 같은 지명 사대주의 탓인가

입력
2001.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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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지명에는 중국과 같은 곳이 많은데 사대주의적 모방으로 이렇게 명명한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최춘명ㆍ강원 철원군 철원읍 화지리독자께서 지적하신 대로 우리나라 지명 중 중국과 같은 곳이 꽤 있습니다. 중국의 후난(湖南)성은 전라남ㆍ북도를 호칭하는 호남(湖南)과 같고 후베이(湖北)성의 징링(江陵)은 강원 강릉(江陵)과 한자가 똑같습니다.

이외에도 산시(陜西)성 셴양(咸陽)과 경상남도 함양(咸陽), 샹양(襄陽)과 강원 양양(襄陽)이 있지요.

땅이름 연구가인 배우리(서울시 교통연수원 교수)씨는 "통일신라 경덕왕 때 산(山), 주(州)로 끝나는 중국식 지명이 도입돼 모든 지명을 중국식으로 고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면 비사벌(전북 전주의 옛 한글 이름)은 비자화(比自火), 완산주(完山州)를 거쳐 경덕왕 때 전주(全州)로 바뀐 것입니다. 그러나 정확히 강릉, 함양, 양양 등이 언제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배씨는 말했습니다.

강원 강릉의 원래 한글 지명은 '앗바라'였습니다. 앞, 동쪽, 새롭다는 뜻의 '앗'과 바다를 뜻하는 '바라'였던 곳이 중국 지명을 그대로 본 따 섬세한 뜻을 잃어버린 것이지요.

배씨는 "당시 융성했던 중국의 문물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지명도 본딴 것일 것"이라며 "우리나라 땅이름은 일제시대 다시 한 번 굴절됐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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