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로 90회 생일을 맞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부활하고 있다.미국 언론들이 생일을 앞두고 12년전 백악관을 떠난 레이건을 재조명하는 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구상이나 대규모 감세 및 사회보장연금의 부분 민영화 등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핵심정책이 레이건 행정부에서 싹텄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언론들은 레이건시대의 정신이 이제 만개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국민들도 레이건의 치적을 반추하며 7년전 알츠하이머에 걸려 공개석상에서 사라진 '인간 레이건'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2차대전 이후에 재임했던 대통령 10명의 직무 수행도에 대한 갤럽의 여론조사에서 32%를 차지한 존 F 케네디에 이어 레이건은 19%로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이 건국이후 대통령 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레이건은 상위권인 8위를 차지했고, C-SPAN방송 조사에서는 최근 30년동안의 대통령중 1위를 기록했다.
경제학자들은 이 같은 '레이건 신드롬'의 이유를 지금 미국이 누리고 있는 경제호황이 레이건에서부터 비롯됐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정치학자들은 그의 리더십을 이유로 꼽는다.
대통령학의 대가인 데이비드 거겐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 교수는 "레이건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이래 가장 유능하고 강력한 지도자"라며 "베트남전 패전과 워터게이트 사건 등으로 실의에 차있던 미국인들에게 낙관주의를 앞세운 지도력으로 '미국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다"고 평가했다.
부인 낸시의 헌신적인 간병을 받고 있는 레이건은 자신이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사실마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중증이다. 그러나 신체건강은 60대 못지 않아 올해만 넘기면 역대 대통령중 존 애담스(2대)와 허버트 후버(31대)가 세웠던 90세 최장수기록도 깰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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