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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더 / 인텔코리아 은진혁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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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더 / 인텔코리아 은진혁 사장

입력
2001.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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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텔코리아의 은진혁(34)사장은 푸르다.우선외모에서 풍기는 젊은 패기와 자신만만함은 그가 일할 때 보여주는 직설적이며 추진력 넘치는 면면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은 사장은 회사안팎에서 '예스/노(Yes/No)'가 분명한 CEO로 통한다.

필요할 때 "필요하다"는 말을 할 줄 아는 그는 말을 돌려 하는 법이 없다. 일례로 그는 인재 관리론에 있어 "사람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개인의 단점을 고쳐 주기위해 회사가 장기간 교육을 시킬 바에야 오히려 장점을 극대화 시켜주는 것이 개인이나 회사로도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한다.

그이 푸르름은 합리성과 효율성을 지향한다. 그러기에 지난해 7월 인텔코리아의 CEO로 처음 부임했을 당시 직원들은 그가 발산하는 새로운 기업 문화를 통해 자신의 업무 강도가 변화하고 있음을 이내 실감하게 되었다.

IT업계의 생명인 시간에 대한 철저함은 은 사장에겐 일상생활의 또다른 푸르름이다. 그는 최대한 시간을 아끼려고 노력하고 이를 부지런함으로 채워간다.

새벽 6시 30분 여의도 사무실 출근, 1시간 반정도의 이 메일 정리와 일정 클립핑, 아침 9시부터 보통 7시간 이상 이어지는 마라톤 건퍼런스 콜과 쉴 틈 없는 사내 미팅, 그리고 저녁 7시간 이상 이어지는 마라톤 컨퍼런스 콜과 쉴 틈 없는 사내 미팅, 그리고 저녁 7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거래처 관계자들과의 모임등. 그의 하루는 시간의 쪼갬과 부지런함으로 채색된다.

그러나 세계적인 컴퓨터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업체인 인텔사의 한국 지사장인 그의 말 한마디, 결정 하나하나가 한 건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매매계약과 투자로 이어지고 있어 단지 젊음만이 그의 무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초등학교 6학년때 무역업을 하는 부친의 손을 잡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20여년을 줄 곧 홀로 생활해왔다.

대학시절 집에서 송금이 끊겨져 도서관과 식당 등에서 직접 학비와 용돈을 벌어야 했던 생활이 강한 정신력과 생활력을 키워줬다.

"제가 유학시절 '헝그리'정신이 없어으면 지금처럼 시간을 쪼개고 쪼개도 모자라는 업무를 버티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같은 정신을 갖도록 해준 부모님께 항상 감사함을 잊지 못합니다."

1996년 인텔 홍콩 아태본부에서 국내로 자리를 옮긴 그는 부모가 추천한 이재헌씨와 선을 본 후 얼마 안돼 결혼식을 올렸다.

"저를 낳아주신 부모님이 소개해 주셨는데 어디 선택의 여지가 있겠습니까"라는게 그의 말이다. 그의 속깊이는 바닥을 헤아리기 어렵다.

최근 인텔은 '모든 인터넷은 인텔기반으로'라는 목표로 기존 마이크로 프로세서 전문기업의 이미지를 털어버리고 인터넷 기업으로 변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자동차 안에서도 개인정보단말기(PDA)와 휴대전화로 이 메일을 확인하는 은 사장은 "푸르름은 결국 사고의 유연성과 지속성, 모험심이 만들어가는 젊은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 ㈜인텔코리아 은진혁 사장

1968년 서울출생 (미국 국적)

미국 MIT 전기공학과 졸-미 퍼듀대 반도체 물리학과 전기공학 석사

미국 IBMㆍ모토롤라ㆍ웨스턴 디지털사 연구원/ 인텔USA 코퍼레이션 시니어 인티그레이션 엔지니어(팬티엄 CPU 생산시, 기술개발(R&D)부서에서 생산공정의 원활한 기술이전 관장)ㆍ제조 엔지니어링 컨설턴트(플레시 메모리 기술이전 및 제조공정을 위한 컨설팅) 역임/ 인텔 아태본부(APAC)/ ㈜인텔코리아ㆍ인텔대만 세일스&마케팅 매니저/ ㈜인텔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취임(2000.7)

인텔 중앙 기술관리상ㆍ우수 강사상/ 아메리카은행 학술상

구기는 무엇이든 O.K(골프 핸디 13)

리더십 @ 매니지먼트 (이론과 실제를 결합시킨 보기 드문 경영학 서적이라고 평가)

삼보컴퓨터 이용순 부회장,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 S넷 박효대사장, 인터제스트 남기선 사장 등

jim.eun@intel.com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차한잔을 마시며

● CEO로서 상당히 젊은 편인데.

"연세 많은 고객을 만날 때면 다소 우려와 걱정이 앞서는 건 사실이다. 겸손한 자세로 임한다. 처음엔 어른들도 나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일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서로 편안한 상대로 바뀐다."

● 엔지니어 출신으로 경영에 뛰어들었는데.

"IBM 모토롤라 등에서 기술개발(R&D) 연구원으로 일했지만 인텔에서 실무를 맡다 보니 더큰 시장에서 꿈을 펼쳐보고 싶었다. 마침 경영자 육성프로그램에 지원, 선발돼 판매 영업 마케팅 등 경영인으로서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 좌절의 순간은.

"홍콩 아태본부에서 한국과 대만시장을 함께 담당할 때 신사업그룹 주관으로 포스트 PC제품로 꼽히는 컨버전스를 국내에 출시하기위해 모든 준비를 마쳤는데 출시 바로 전날 앤디 그로브 인텔 USA 사의 CEO로부터 직접 출시를 중단하라는 통지를 받았다.

제품의 우수성에 비해 아직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당시 좌절감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실패를 두려워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외국기업에 대한 편견에 대해 한 마디.

"인텔코리아의 매출액을 정확히 밝힐 수 없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인텔의 매출액을 산정해 보면 국내 인텔 제품을 사용하는 업체들의 매출규모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인텔은 국내에 들어와 돈만 벌어가지는 않는다. 현재 IT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삼성전자나 현대전자 등에서 구매한 메모리 규모만도 1조원에 이른다."

● 외국기업에 취업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줄 충고는.

"외국 기업들은 국내기업에 비해 진로개발을 위한 옵션이 많다. 따라서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또 사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정보의 네트워크 기반이 잘 이뤄져 있는 것도 다국적 기업의 장점이다.

그러나 한국식으로 '하라면 하는 식'의 습성은 빨리 버려야 한다. 이를 위해선 'No'라고 할 수 있는 근거와 논쟁을 벌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하다.

■My 키워드

◆ 고객은 최고의 파트너다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서로의 의견을 분명히 하며 유연한 사고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때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서로 윈-윈의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

◆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여라.

"엄격한 전문가 주의에 입각해 비즈니스 활동을 전개하고 책임을 다하기 위해선 작은 일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 자신과의 싸움에서 물러서지 마라.

"최상의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며 정도(正道)를 지키고 끊임없는 탐구정신으로 학습을 통해 자신을 개발하면 자긍심을 갖을 수 있다."

◆ 넘버 원이나 투가 되지 않으려면 아예 시작을 하지 마라.

"IT업계는 시간과 변화와의 전쟁이다. 유연성과 지속성, 모험심이 몸에 배어 있지 않으면 나서지 않는 것이 이롭다."

◆ 결과를 우선 생각해라

"결국 남는 것은 결과다. 도전적이고 경쟁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창출될 결과를 염두에 둔 전략과 실행계획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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