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정확한 수요 예측도 없이 심야시간(밤 10시~오전 8시) 전력 사용을 권장했다가 오히려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바람에 원가가 비싼 발전소를 추가 가동, 수백억원대의 낭비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감사원은 지난해 한전의 '수ㆍ화력발전소와 송ㆍ변전시설 건설공사 집행실태' 를 감사,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해 한전에 통보했다고 4일 밝혔다.
감사결과 한전은 생산원가가 싼 원자력 및 석탄 발전소의 발전용량 한도 내에서 남는 전력의 심야 이용을 권장해야 하는데도, 무분별하게 사용자들에게 평시 일반 전기요금 4분의 1 수준의 요금을 책정, 시설공사비 보조 등 각종 지원책을 시행, 심야 전력 수요 폭증을 야기시켰다.
이 때문에 1999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겨울철 늘어난 심야 전력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원가가 비싼 유류. 가스 등의 발전소를 추가로 가동, 151억여원 상당의 에너지를 낭비하게 됐다.
특히 의정부. 강화 등 경기 북부 지역에서는 겨울철 심야전력 수요가 여름철 최대 전력 수요를 초과하는 기현상이 빚어지면서 정전 사고가 자주 발생, 변압기 등을 교체하거나 조기에 바꿀 수 밖에 없게 돼 1999년부터 2000년 사이 633억원의 간접 비용도 초래됐다.
한전은 이와 함께 1998년 12월 부산 화력발전소 3ㆍ4호기 가동을 중단하면서 아무런 보수 계획도 없이 2000년 10월까지 시설관리 인건비 등으로 178억원을 지출했고, 앞으로 재가동까지의 유지관리비 462억원도 낭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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