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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속으로] 칼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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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속으로] 칼라일

입력
2001.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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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1년 2월5일 영국의 역사학자 겸 평론가 토머스 칼라일이 86세로 죽었다.스코틀랜드의 청교도 집안에서 태어나 에든버러 대학에서 공부한 그는 프리랜서 저술가로 평생을 보냈지만, 만년에는 모교의 명예총장까지 지냈다.

그의 저술은 역사 문학 철학을 넘나들며 넓게 퍼져 있는데, '프랑스혁명'(1837)은 그의 대표작이다.

그러나 그의 책 가운데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역사에서의 영웅, 영웅숭배 및 영웅 정신'(1841)일 것이다.

그 전해에 칼라일이 대중 앞에서 한 여섯 차례의 강연을 모은 이 책은 이미 '프랑스 혁명'에서 드러난 그의 영웅 대망론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 메시지의 핵심은 인류의 역사는 땅 위에서 활동한 영웅들의 역사이고, 그래서 역사는 위인들의 전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칼라일은 그 책에서 영웅을 역사적 순서에 따라 여섯 유형으로 나누어 기술한다.

첫째는 신의 모습으로 나타난 영웅으로 스칸디나비아 신화의 오딘이 대표적이고, 둘째는 예언자로서의 영웅인데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마호메트가 대표적이며, 셋째는 시인 영웅으로서 단테와 셰익스피어가 대표적이다.

칼라일은 이어 성직자 영웅으로서의 루터, 문필가 영웅으로서의 루소, 정치적 영웅으로서의 크롬웰과 나폴레옹을 거론하며 그의 영웅 유형론을 펼친다.

칼라일에 따르면 영웅은 우주의 질서를 깨닫고 성실하게 거기에 부응하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고, 역사를 만드는 것은 그런 위대한 개인들이다.

그는 '차티즘'(1839)이나 '과거와 현재'(1843) 같은 책에서도 노동 계급의 어려운 처지를 동정은 하면서도 그 원인을 영웅이 지배하던 중세적 경제 질서의 해체에서 찾았다.

그의 반민주주의적 영웅 대망론은 오늘날 파시즘의 한 사상적 샘으로 평가 받고 있다. 고종석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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