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002년 월드컵 대회 명칭을 '일ㆍ한 월드컵'을 고수하기로 해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이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결정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억지요, 경제대국답지 않은 처사다.일본은 "일본 국내에서만 국가 명을 생략하고 '2002 FIFA 월드컵'으로 표기토록 하자"는 FIFA의 마지막 중재노력도 무시했다.
결론부터 말해 공동개최 한쪽 파트너가 이렇게 신뢰를 저버린다면, 우리 역시 '개막경기 한국, 결승전 일본'의 합의도 재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막전 경기보다는 우승팀을 가리는 결승전 경기에 관심이 더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FIFA는 96년 11월 스위스 취리히 본부에서 열린 2002년 월드컵 실무회의에서 대회의 공식명칭을 'FIFA 2002 월드컵, KOREA-JAPAN'으로 결정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개막식 및 개막경기는 한국, 결승전은 일본에서 치르기로 했다. 당시 양국이 개막전 보다는 결승전 유치를 선호하는 입장이어서 개막전을 유치하는 쪽에 명칭의 우선권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KOREA-JAPAN'순이 된 것이다.
일본이 돌연 명칭을 시비하고 나서는 사유를 알 수 없지만 한마디로 대국답지 않은 짓임은 분명하다.
일본 월드컵조직위(JAWOC) 사무총장이라는 사람이 "명칭문제는 처음 양국이 합의할 당시 자국 내에서의 표기는 서로에게 위임하기로 했다"는 주장을 했다고 한다. 어느 얼빠진 우리측 실무자가 그런 합의를 해 주었는지 모르나 이는 당치도 않다.
이와 관련, 최근 미국 CNN방송의 여론조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90%가 넘는 응답자가 일본의 명칭 변경시도에 반대했다.
자신들의 터무니없는 주장이 국제적으로 배척되고 있다는 점을 일본은 깨닫기 바란다. 국제적 신의마저 버릴 수 있는 국가가 어떻게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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