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우그룹의 전직 경영진을 사법처리 키로 한 것은 사안의 중요성에 비추어 보아 늦은 감이 있다.대우그룹 문제는 현재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여러 어려움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제공했을 뿐 아니라 실정법을 위반한 경영에 대한 법적인 대응이 어떻게 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전형이기 때문이다.
IMF체제 진입 이후 허리띠를 졸라맨 국민들의 노력으로 회복 기미를 보였던 우리 경제에 치명타를 준 것은 바로 대우 사태였다.
대우 사태의 해결이 우리 경제의 회복과 동일시 될 정도다. 이런 이유로 이번 검찰의 조치는 국민적인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고, 앞으로 처리방향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대우그룹은 가능한 모든 편법을 동원한 것이 밝혀져 또 다시 충격을 주고 있다. 김우중 전 회장과 계열사 사장단은 적자가 난 기업을 흑자로 둔갑시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또 이러한 분식 결산을 감시ㆍ지적해야 할 공인회계사는 돈을 받고 이를 묵인했다. 그 결과는 대우그룹의 몰락이었고, 국민들의 주머니로 이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번 검찰의 전 대우 경영진에 대한 사법처리는 그 동안 관행으로 되어 온 잘못 된 회계감사에 대한 본격적인 처벌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검찰은 1997~98년 대우통신 회계감사 과정에서 재고자산 과대계상을 눈 감아주고 4억여원을 받은 공인회계사를 구속했다. 분식회계와 관련해 공인회계사가 형사처벌 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을 계기로 '눈치보기식 회계감사'는 없어져야 한다. 기업이 어떤 상태인지를 일반인에게 알리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 재무제표다. 일반인들은 이를 보고 기업을 판단하고 투자여부를 결정한다. 공인회계사의 역할이 중요시 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이러한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공인회계사는 마땅히 퇴출돼야 하고, 이번 조치가 이 같은 점을 관행화하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대우사태의 핵심은 김우중 전 회장이다. 그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 없이는 대우 사태에 대한 전말을 알 수가 없다.
그는 분식 결산에 대한 최종 책임자인 동시에 외화 밀반출 등 여러 혐의를 받고 있다. 한 때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세계 경영'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창출해 낸 그로서는 마지막을 아름답게 매듭짓기 위해서도 하루빨리 검찰의 조사에 응해야 한다.
이와 함께 검찰은 '알고서도 안 잡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을 불식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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