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자문기구인 '국가안보 및 21세기위원회''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국가안보를 위한 청사진-변화를 향한 책임' 보고서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향후 국가안보전략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본텍스트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이 보고서의 중요성은 우선 이 자문기구가 공화, 민주 양당의 합의아래 2년반전에 설립됐다는점과 자문위원들이 의회, 국방외교 전문가 및 방산업체 대표 등 각계의 최고권위자들이 망라됐다는 점에서 엿볼 수 있다. 이 보고서는 곧바로 21세기형 첨단국가안보체제를 재수립하려는 부시 행정부의 행정개혁에 즉각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동의장인 게리 하트 전 상원의원은 "이 보고서는 .부시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하는 것"이라며 "콜린 파월 국무부장관과 도널드 럼스펠드국방부장관 및 의회지도자들은 보고서의 이행에 곧바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고서의 골자는 2개전쟁 동시수행을 위한 윈윈(Win-Win) 전략을 포기하고 미 본토에 대한 직접공격에 대비해 국무, 국방부의 대대적인 재개편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대량살상무기에 의한 본토공격과 테러공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각료급의 국가본토안전청(NHSA)을 신설하고 국방부와 국무부의 조직과 인력을 감축할 것 등을 제안하고 있다. NHSA는 현재의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해안경비대, 세관, 국경순찰대, 국가방위군 등을 묶어 포괄적인 국가안보 임무를 맡게된다.
안보관련 조직의 개편과 관련,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국방부의 다운사이징이다. 보고서는 "군을 사이버시대에 걸맞는 첨단정예화하되 국방부 참모진, 합참, 미군병력 및 지역사령부의 규모를 10~15%축소할 것"을 요구했다.
미군은 현재 플로리다주에 사령부가 있는 본토남부군, 조지아주의 중부군, 버지니아주의 합동전략군, 하와이의 태평양군 및 독일 스튜트가르트에 본부가 있는 유럽군등 5개 지역사령부와 우주사(콜로라도주), 특전사(플로리다주), 수송사(일리노이주), 전략사(네브라스카주)등 4개 기능사령부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지역사령부와 국방인력을 감축할 경우 태평양군에 소속돼 있는 주한미군(미8군)의 거취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파월 국무부 장관이 취임일성으로 '넓고 엷게 배치돼 있는 해외주둔 미군의 재편성'을 천명한 터여서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주한미군의 위상과 편제에도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국방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또한 보고서는 외교사령탑인 국무부를 슬림화하되 해외주재 대사들의 보다 왕성한 활동과 해외정보원들의 정예화를 촉구하고 있다. 만약 이 건의가 받아들여진다면 앞으로 정보요원의 적극적인 정보수집활동과 외교관들의 공세적인 외교활동이 펼져질 것으로 보여 자칫하면 주재국과의 외교갈등이 빚어질 우려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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