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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RB 금리인하, 경기회생 고강도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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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RB 금리인하, 경기회생 고강도 처방

입력
2001.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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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또다시 금리를 0.5% 포인트 인하,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지난달 3일과 31일 0.5% 포인트씩 한달 동안 1% 포인트나 금리를 인하한 것은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취임한 1987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FRB가 지난해 가을 이후의 경기 하강세를 그만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FRB는 이날 성명에서 "상황이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이번 조치의 배경을 밝혀 전례 없는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2ㆍ4분기만 해도 5.6%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했으나 3ㆍ4분기 2.2%, 4ㆍ4분기 1.4%로 떨어졌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미 상무부 통계는 경제의 두 견인차인 소비와 투자가 급격하게 위축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소비지출 증가율은 지난해 3ㆍ4분기의 4.5%에서 4ㆍ4분기에는 2.9%로 떨어져 1997년 2ㆍ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설비투자 증가율도 1999년 4ㆍ4분기 이후 가장 낮은 마이너스 1.5%를 기록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 주 의회 청문회에서 "올 1ㆍ4분기 성장률은 거의 제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FRB는 성장률 하락이 고유가 소비자 신뢰도의 하락, 투자와 소비의 위축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 인하는 투자와 소비의 위축으로 경기 둔화세가 장기화하면서 본격적인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데 목표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인하는 직접적으로는 지난 3년간 과잉투자로 많은 부채를 진 기업들의 금융비용을 줄여 투자의욕을 되살리고, 역시 빚이 많은 개인의 소비심리 위축을 막아 소비수준을 유지하며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을 겨냥하고 있다.

이번 금리 인하의 효과가 어느 정도 먹혀 들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조치로 경기 둔화가 당장 멈추리라고는 보지 않으며 오히려 경기 침체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열리는 3월, 5월, 6월에도 연속적으로 0.25% 포인트씩 추가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렇게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경우 올 하반기에는 저금리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감세정책이 본격적으로 효력을 발휘하면서 미국 경제가 상승세로 반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린스펀 의장도 신기술 개발과 생선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어 이 같은 낙관적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모두 9차례, 평균 11개월 정도 경제의 침체기를 경험했으며 1990년 7월부터 1991년 3월까지 8개월간의 경기 침체가 가장 최근 사례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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