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근로자 첫 산재판정

원자력발전소에서 근무하다 방사능 피폭으로 암에 걸려 사망한 근로자가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한나라당 신영국 의원은 31일 "울진 원자력발전소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다 방사능에 피폭돼 백혈병이 발병, 사망한 정광석씨가 최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판정을 받았다"며 근로복지공단의 산재판정 결과, 중대재해조사복명서 사본 등을 공개했다.

원전 근로자가 방사능 피폭으로 산업재해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원전에서 근로하다 질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산재 판정을 못 받았던 근로자들의 산재 신청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987년 9월부터 울진 원자력발전소에서 기계 용접공으로 일했던 정씨는 방사선 피폭구역에 총 529회를 출입, 1,850mrem의 방사능에 피폭돼 97년 11월 급성골수성 백혈병에 걸려 경북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99년 5월30일 사망했다.

근로복지공단은 현장조사와 외국 사례 조사 등을 거쳐 ▦정씨의 방사선 피폭사실이 분명하고 ▦소량의 방사선 피폭으로도 혈액성암이 발병할 수 있다는 등 이유로 17일 산업재해 판정을 내렸다.

신 의원은 "원전 근로로 암에 걸린 근로자가 상당수 있는데도 한국전력공사와 한전기공주식회사 등 원전 관련 기관들이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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