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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엉뚱하게 번지는 'YS 자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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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엉뚱하게 번지는 'YS 자금설'

입력
2001.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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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돈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이라고 시사한 야당의원 발언을 놓고 여야간 치열하게 정치공방이 벌어지는가 하면, 야당 총재가 유감을 표명하는 진기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YS 정치자금설(說)'의 파문이 이런 이상한 흐름을 타는 것은 우리의 정치가 여전히 음모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여실하게 증명하는 것으로 착잡함을 금치 못하게 한다.

정치자금 설이 불거지자마자 여당이 때는 이때다 싶게 야당에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 이유는 무엇이며, YS가 발끈한다고 해서 야당총재가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할 이유는 또 무엇인가.

여당은 YS와 야당 사이를 벌어지게 하려는 것이고, 야당은 YS에게 밉보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파문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기왕 말 나온 김에 안기부 돈의 진상이 속 시원하게 밝혀 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강삼재 의원이 "무덤까지 가져가야 한다"는 비밀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YS측에서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그것이 알고 싶은 것이다.

YS가 안기부 돈의 출처와 성격, 그 사용 내역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대통령이며 집권당의 총재인 그도 모르게 1,000억원 대의 선거자금이 안기부에서 빠져 나갔을 리는 만무한 것이다.

따라서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면 그가 말을 해야 할 것이지만, 그러나 굳이 말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면 적어도 이 문제로 남을 탓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것이 올바른 자세다.

한나라당은 태도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YS의 영향력을 업기 위해 언제까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일 것인가. 국민들에게 역겹게 비쳐질 날이 머지 않음을 깨달아야 한다.

한나라당은 이번 기회에 YS문제나 강삼재씨 문제를 심사숙고 해야 하리라고 본다.

드러난 사건에 대해선 어쩔 수 없이 흑백은 가려져야 한다. 정치 보복이냐 아니냐는 그 다음에 가려질 문제다.

여당은 더 이상 안기부 돈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진상을 가리기에 앞서 당리를 추구하려는 자세, 특정인에게 상처를 입히고 갈등을 부추기려는 자세는 떳떳하지가 않다.

자칫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할 수도 있다. 사건이 진행 중인데도 불구하고, 성격을 미리 재단하고 야당총재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내 놓으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런 자세를 갖고는 애당초 상생의 정치를 말 할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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