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부터 자민련은 원내 교섭단체로 어엿한 대접을 받는다. 본회의에서 자민련 이름으로 대표연설을 할 수 있게 됐다.자민련이 대표연설을 하는 것은 1999년 10월 박태준 총재이후 실로 1년4개월 만이다. 이번 대표연설에는 총재 대신 권한대행이 나설 모양이다.
▦자민련의 총재는 사실상 3명이다. 오너인 진짜 총재와 이름뿐인 총재, 그리고 실제 업무을 수행하는 대행 총재등. 이름뿐인 총재는 더 막중한 나라의 일, 국무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다.
총리가 특정 정당의 총재를 맡고 있는 것이 결코 상식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상한 것은 이런 '특이한 상황'에 대해 정부나 공동여당 어느 곳에서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명권자인 대통령의 뜻인지, 자민련 오너의 요구에 의한 것인지, 본인의 희망에 의한 것인지 그것도 확실치 않다.
자민련은 원내 교섭단체로 거듭나는 것을 계기로 이 문제를 확실하게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자민련은 여전히 한나라당으로부터 푸대접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 총무는 "법적으로 인정한다 해도 정치적으로는 인정할 수 없다"는 묘한 논리를 내세우며 아예 상대를하려하지 않는다.
그 논리에 끌리는 구석도 없지는 않다. 의원을 꾸어 주고 받아 간신히 20명을 채웠는데,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 도로아미 타불이 될지 모를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는 민주.자민련이 같은 여당인데 두 당을 따로따로 상대 할 필요가 어디에 있는가 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린다.
▦자민련의 교섭단체 완성은 하나의 정치적 실험이다. 자민련은 DJP 공조복원에 따라 여당 대열에 다시 섰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정권의 한 축을 맡게 된다. 내각제 개헌이라는 DJP 공조의 전제가 무너졌음에도 공조가 이뤄지고, 선거 때 갈라섰다가 다시 뭉치고, 의원을 꾸어 주고 받고, 이런 일들이 과연 우리 정치의 성공과 실패 어느쪽 단초가 될것인지 목하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 것이다.
이종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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