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직업 경제관료로 38년만에 정상의 자리에 오른 진 념 경제부총리는 1962년 관직에 첫발(고시 14회)를 디딘 이후 개발연대 계획경제에서 민주적 시장경제까지 한국경제의 영광과 질곡을 정책현장에서 겪은 산증인이다.그는 6공 시절 동력자원부장관, 문민정부에선 노동부장관, 현 정부에선 기획예산위원장과 기획예산처장관, 재경부장관, 경제부총리를 지내는 등 3대 정권에서 한번의 부총리와 다섯번의 장관을 역임, '직업이 장관'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97년엔 난파한 기아자동차 회장을 맡아 정상화의 기틀도 마련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화려한 이력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후한 점수를 주는 쪽에선 97년 노동부장관 시절엔 노동법 처리의 총대를 멨고, 현 정부 출범후엔 기획예산위원장으로 사상 처음 공공부문 수술에 나선 점을 들어 식견과 리더십, 개혁성을 두루 갖춘 인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쪽에선 그의 재임시절 가시적 개혁성과가 없었던 것을 들어 '너무 좌고우면(左顧右眄)한다' '결코 손에 피를 묻히려 하지 않는다'는 냉소적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진 부총리는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소리만 요란하다고 개혁은 아니다. 조용히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라고 강조해왔다.
이처럼 개혁성에 관한 논란이 있지만 경륜과 상황판단력, 친화력이 돋보인다는 점에선 이견이 없다. 타 장관들과는 물론, 정계 학계 재계 언론계등 각계에 발이 넓다.
스타일로 볼 때 '선발투수 보다는 중간계투 또는 마무리 투수'인 셈. 때문에 새로 일을 벌이고 전선을 넓히기보다는, 개혁을 마무리짓고 후유증을 최소화해야하는 현 시점에선 경제부총리로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성신여대 총장인 서인정씨와 2남.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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