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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첨단으로 직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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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첨단으로 직행한다"

입력
2001.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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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노동당 총비서 겸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한에서 중국식 개혁ㆍ개방이 추진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북한이 외교적 고립과 자급자족 경제에 대한 처방전으로 개혁ㆍ개방을 추구할 경우 가장 먼저 변화의 바람을 맞게 될 분야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경제회생의 관건이며 첨단산업육성의 바탕이 될 과학기술분야, 김 국방위원장의 관심 분야인 영화 예술, 농업 등의 분야를 꼽는다.

▲과학기술▲

김 국방위원장은 상하이(上海) 시내 소프트웨어개발연구소, 인간게놈남방연구센터 등이 밀집한 과학기술단지를 둘러보면서 생명 및 정보기술(IT) 산업에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그는 선(先) 전통산업 육성 후(後) 첨단산업 개발이라는 통상의 수순으로는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을 동시 육성하는 '초(超) 압축성장'을 추구한다는 관측이다. 김 국방위원장이 국가주도의 첨단ㆍ금융산업 육성으로 요약되는 상하이식 경제특구를 북한에 개발하겠다는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다.

사실 과학기술 진흥에 대한 북한의 관심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북한은 1997년과 1999년을 과학의 해로 설정했고, 지난해부터 강성 대국의 한 기둥으로 과학기술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방중을 계기로 북한은 남한과 중국의 첨단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보다 많은 사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등 남한 첨단산업 업체의 대북투자를 유도하고, 북한 연구진의 중국 연수 등이 추진될 공산이 크다. 김 국방위원장 방중에 맞춰 북한 전자공업성 고위관계자가 말레이지아의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했다.

▲영화▲

북한에서 개방의 바람이 불 경우 영화는 그 상징물이 될 것이다. 영화평론가 수준의 식견을 갖춘 김 국방위원장은 영화 등 대중 예술을 개방 선전매체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4일간 머문 상하이가 '상하이 영화제'로 유명한 중국 영화산업의 중심지라는 정황도 우연만은 아닐 듯 하다. 변화될 북한 영화의 모습은 독립채산제 도입, 소재와 주제의 다양화 및 오락성 요소 강화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가 보조금을 주고 사상성이 강한 영화를 제작하는 관행이 사라지고, 오락성 있는 영화를 만들어 흥행수입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관행이 자리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남북합작영화제작, 북한영화배우들의 해외진출 등도 예상된다.

▲농업▲

김 국방위원장은 방중 기간에 순챠호 현대 농업개발구를 방문, 채소농사 및 수경재배 등에 지대한 관심을 표시했다. 주식 부족에 따라 채소 생산확대를 추진해온 김 국방위원장은 군부대 현지지도 때에도 채소생산에 관심을 표시했을 정도다.

북한은 채소 증산을 위해 '부식물 5대 과업'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으며 1997년부터 유엔개발계획(UNDP)과 함께 수경재배를 추진 중이다. 북한은 또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농업기반복구 사업 지원을 남측에 요청할 공산도 크다.

수리시설 재건과 경지정리 등은 전력지원 못지않은 시급한 현안이다. 아울러 중국처럼 가족단위의 농업경영을 허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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