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에서는 이 것이 세계의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 것이 재앙을 초래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세계화'가 바로 그 것이다. 냉전의 시대가 종언을 맞은 이후 세계화를 둘러싼 논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양 측은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현상을 내보이면서 자신들의 논리가 '진실'이라며 한치도 물러서려고 하지 않고 있다. 세계화는 21세기 초 지구적인 '화두'로 확실히 등장했다.
■스위스 남동부 산간지역에 있는 스키 휴양지 다보스. 다보스포럼으로 잘 알려진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는 곳이다.
지난 96년 포럼에서 세계화를 의제로 채택해 그 개념을 순식간에 전 세계에 확산시킨 세계화의 산실이기도 하다.
연초가 되면 이 조그만 도시에 세계 정치ㆍ경제 지도급 인사들이 다투어 모인다. 올해도 3,000여명이 몰렸다. 이 포럼은 세계화가 물질적인 진보와 풍요, 효율성 제고 등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다.
■이와 동시에 또 다른 포럼이 지구 반대편에서 열렸다.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개최된 세계사회포럼(WSF) 이 그 것이다.
100여개국 3,500여명의 정치인 시민운동가들이 참가한 이 포럼의 기본 입장은 세계화에 대한 반대다. 세계화는 부의 불평등 배분과 빈곤의 심화, 공동체의 해체 등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세계화로 세계는 더욱 부유해질지 모르지만 대다수 사람들의 생활은 더욱 가난해진다는 주장이다. 미국 중심의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반발인 것이다.
■세계화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든 세계화는 이미 세계인들의 생활에 깊숙이 간여하고 있다.
세계화란 거부도 맹종도 할 수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IMF로부터 긴급 자금지원을 받았고 IMF의 프로그램을 따랐던 우리에게는 특히 그렇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냥 끌려갈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지구촌에서 같은 시간에 벌어지고 있는 두 포럼을 보면서 '세계화의 덫'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라는 것이 우리의 숙제라는 생각이 든다.
/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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