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위축의 그늘 속에 국제통화기금(IMF) 체제형 광고가 다시 등장했다.어려울수록 단결해야 한다는 '애국심' 광고,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의 광고, 아껴야 잘 산다는 '절약형' 광고 등 IMF 당시에 공감을 샀던 광고들이 최근들어 유행하고 있다.
어려울 때 위력을 발하는 도덕교과서 같은 광고가 잇달아 등장해 불황을 '눈과 귀'로 느끼게 한다.
하나로통신의 기업홍보 광고 '인터넷 대한민국의 힘'은 애국심에 호소한 CF.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세계1위라고 밝히면서 '정보통신 강대국 대한민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둥둥둥' 울리는 웅장한 북 소리에 놀란 외국인들이 뒤를 돌아본다. 탤런트 유인촌이 "위기를 만다면 더 힘을 내는 나라, 대한민국이 이제 인터넷으로 세계를 놀라게 합니다"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외친다.
배경음악 대신 울리는 북소리를 효과음으로 사용해 대한민국의 저력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오리온 '썬칩' 광고는 구전가요 '사노라면'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오겠지'로 시작되는 노래와 함께 원시시대의 원시인 부부가 등장한다.
동료들과 함께 식량확보에 나선 원시인부부는 공룡알을 발견하고 환호한다. 그러나 이들은 곧 공룡들에게 짓밟히고 만다.
난관에 부딪친 원시인은 주저앉지 않고 다시 공룡을 잡으러 쫓아간다. 썬칩 CF는 불황을 겪는 현재의 상황을 생존경쟁이 치열했던 원시시대에 빗댄 상징적인 내용이다.
인간이 대적하기엔 너무나 거대하고 위협적인 공룡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비유한 것. 그저 열심히 일해보자는 막연한 메시지가 아니라, 시대의 어려움에 맞서 싸우면서 극복하자는 의지와 희망을 담기 위해 '상징 기법'을 동원했다. 탤런트 이범수와 이유진이 원시인 부부로 출연했다.
LG정유의 '아껴! 아껴!' 광고는 고유가의 난국을 이겨내기 위해선 '아껴야 잘산다'고 주장한다. IMF 당시 유행했던 사회운동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고)를 연상시키는 내용이다.
탤런트 최진실이 강호동을 옆에 태우고 운전하다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는다. 다시 출발하려던 것이 갑자기 엑셀레이터를 밟아, '급출발'이 되고 만다.
서투른 운전에 화가 난 강호동이 외친다. "급제동! 급출발! 무거운 나까지. 이러면 휘발유 엄청 드는데!" 하지만 핀잔을 받은 최진실은 태연하게 "LG정유 시그마6 넣었잖아"라고 대답한다.
최진실과 강호동이 이구동성으로 "휘발유를 아껴! 아껴!"라고 외치는 게 마지막 장면. LG정유 CF는 고유가시대를 감안, 지금까지 유지했던 메시지인 '바꿔! 바꿔!'를 '아껴! 아껴!' 로 바꿨다.
제작팀은 고유가 시대를 맞아 소비자의 편익을 분석한 결과, 연비문제를 새로운 광고소재로 활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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