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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여자들에게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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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여자들에게 고함

입력
2001.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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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다.'가부장적 사회구조에서 눈을 뜨기 시작한 여성들의 항변이었다. 그들이 얼마만큼 어머니들과 다른 길을 걸었는지 따져 묻는다면 대답은 쉽지 않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간' 이들 뒤로 '현모양처를 통한 자아실현' 이란 포스트 페미니즘 세대까지 등장한 마당이다.

여성들의 가슴앓이는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일과 사랑 사이에서 "일도 사랑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 면서.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가 쓴 '여자들에게 고함'(황금가지 발행)은 이런 아슬한 줄타기 위에 있다.

일과 사랑 사이에서 흔들리는 여성들의 힘겨운 목소리를 담아내는 한편,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들에게 보내는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다.

여성에 대한 공개적인 차별은 없어졌다지만 숨겨진 차별은 여전하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남자들도 취직이 안 되는 판에 여자들은 시집이나 가지?" "여자의 적은 여자야, 여자들이 여자 더 못 봐주잖아요" "여자에게는 성공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등 여성의 발목을 잡는 고정관념은 여전히 단단하다는 것이다.

수많은 여성들과의 인터뷰, 통신에 올려진 글들을 실으면서 여성이 처한 현실과 이들의 인식을 여과없이 생생하게 소개한다.

"직장 생활에 시달리다 보면 '여기서 버텨 보았자 뚜렷한 비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에라 모르겠다 시집이나 가자, 기왕 결혼할 거면 값 떨어지기 전에 하자' 는 심정으로 결혼을 선택한다.

하지만 결혼은 도피처가 아니다. 결혼은 남편의 더러운 양말을 빨고, 밤마다 우는 아이를 달래고, 쓰레기통을 언제 비워야 하는가를 기억하는 일이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이 땅에서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채 사그러들고 있는 페미니즘의 운명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할 때가 왔음을 절감한다" 는 저자는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로 접근한다.

적극적인 사고방식에 양성적 자질을 가지라고 충고하면서 배우자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남편으로부터 적극적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배우자를 고르는 방법까지 자세히 충고하고 있다. 앞 선 여성세대가 경험을 통해 체득한 '살아가기의 지혜'를 소곤거리고 있는 셈이다.

함인?l 지음 .황금가지 발행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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