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업계가 올해 내수시장 침체와 수입차 개방 압력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전망이다.미국 공화당 새 행정부의 시장 개방과 관련한 통상압력이 연초부터 국내 자동차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진출한 수입차 업체들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거세지는 개방압력
25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미국 부시행정부는 1990년대 중반 한국자동차시장의 대미 개방을 주도했던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전 교통장관)과 돈 에번스 상무장관 등 통상 강경론자들이 대거 입각하면서 자동차분야에 대한 개방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카드 비서실장은 국내 자동차업계와 결정적인 악연을 갖고 있다. 그는 미국 자동차협회(AAMA)회장 시절인 1994년 한미간 자동차협상에서 승용차 관세인하(10%)와 취득세 단일화, 자동차 전시장 면적 및 매장수 제한 철폐 등을 요구해 대부분 관철시킨 대한 강경파이다.
또 샬린 바셰프스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최근 한미간 자동차무역 불균형이 심하다며 우리정부의 자동차정책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해 현대 기아 대우차의 대미 수출물량이 56만대에 이르는 반면 미국이 한국시장에 수출한 자국차량은 2,400대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불균형 해소를 쟁점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국내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수입차업계의 마케팅 공략
지난해 한국시장에서 총 4,414대를 판매했던 수입차업계는 올해 판매목표를 2배인 8,000여대로 잡고 전시장 확대와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시장탐색에 그쳤던 도요타등 일본 업체들까지 국내시장 상륙에 본격 나서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포드 GM 등 미국 업체들도 최근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에 부심하고 있고 벤츠 BMW 등 독일 업체들은 시장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현재 15개인 차량전시장을 올해 전국 30여곳으로 대폭 늘리고 24개 정비공장 및 퀵서비스센터를 개설키로 하는 등 국내 시장을 겨냥한 본격적인 판촉활동에 들어갔다.
웨인 첨리 대표 "내달 수입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분당에도 새로 전시장을 개장할 계획"이라며 "다른 수입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3,000만~5,000만원대 차종으로 올해는 한국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포드코리아는 내달중 출시 예정인 에스케이프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재규어 X타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를 판매하는 한성자동차와 BMW코리아, 볼보코리아 등도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크게 늘려잡고 각종 세금혜택과 무이자할부, 판촉이벤트 등을 통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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