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언론들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이후 북한이 중국식 개혁ㆍ개방을 통한 경제재건에 착수할 것으로 내다보며 향후 북한의 변화방향에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뉴욕타임스는 21일 김 위원장은 중국 방문에서 고립된 북한의 통제경제를 외국투자 및 시장에 개방하겠다는 강한 신호를 남겼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중국의 친 시장적 경제정책의 성과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관들은 개발이 막 시작되던 1983년에 상하이(上海)를 방문했던 김 위원장이 이번에 다시 방문해 이같이 말한 것은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김 위원장이 군 원로들을 데리고 상하이를 방문한 것은 당의 권력을 유지하면서도 경제개방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신시키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김 위원장이 근본적인 개혁을 추진할 힘과 능력을 갖고 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요미우리(讀賣)신문은 김 위원장의 상하이 견학에 따라 남북한이 경제특구로 공동 개발중인 개성공업단지의 향배가 주목된다고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총면적 2,640만㎡에 850개 기업을 유치, 연간 200억달러의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개성공단은 그 규모로 볼 때 개혁ㆍ개방을 향한 북한의 의사를 가늠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북한은 당초 중국과 접경지역인 신의주를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지난해 5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당시 "한국과 가까운 지역이 미국과 일본으로 수출하는데 유리하다"는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조언에 따라 개성으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호주의 시드니 모닝 헤럴드도 22일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한은 급격한 경제개혁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 위원장이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남북한 화해에 대한 지원 약속을 받았다며 방중기간 김 위원장의 행적과 발언을 소개한 뒤 북한의 향후 정책이 변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김 위원장이 "경천동지할 중국의 거대한 변화는 중국공산당과 인민이 추구해온 정책들이 옳았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인정, 북한 경제에 '새로운 사고'의 필요성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 활동이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안내를 받아 중국 경제개혁 과정에서 가장 성공 사례로 꼽히는 상하이 지역에 집중돼 있었던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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