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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訪中 결산 / 눈으로 본 개방현장 '대선언' 길닦기 마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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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訪中 결산 / 눈으로 본 개방현장 '대선언' 길닦기 마쳐

입력
2001.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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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5일부터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한 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 목적은 수행원의 구성, 방문시기, 중국 개혁ㆍ개방의 상징이자 하이테크 산업단지인 상하이(上海)에서 일정의 대부분(4일)을 체류한 점 등으로 미루어 개혁ㆍ개방 학습이라는 것이 분명히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상하이 푸둥(浦東)지구의 산업시설과 외자유치 실태, 증시 운영상황 등을 직접 보고 물으면서 심각하게 천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 지역 개혁ㆍ개방 설계사이며 현 중국 경제발전의 견인차인 주룽지(朱鎔基) 총리가 그 바쁜 일정중에서도 2~3일을 할애, 직접 상하이로 내려가 안내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은 점으로 미뤄 김 위원장의 학습의욕이 얼마나 절실했는지 느낄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일자 노동신문을 통해 "새시대 요구에 맞게 모든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당간부들에게 '신사고(新思考)'를 역설했고 "경제를 치켜세우고 발전시키자면 공업을 대담하게 최신 설비와 기술로 장비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내에서 이런 화두를 미리 던진 김 위원장은 유일한 대안이자 조언자인 중국으로 달려왔다.수행원이 정치인사들은 배제한 채 김일성(金日成)시대부터 주체사상에 찌들어 개혁ㆍ개방에 보수적인 원로 노간부들과 신진 경제관료, IT 산업전문가 등으로 짜여진 것으로 보아도 이런 방중 이유가 설명된다.

김 위원장은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 '대선언'을 예정해 놓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번 방중은 이 선언을 위한 모양갖추기 수순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현재 중국이 지난 1978년 공산당 제 11기 3중전회에서 '4개 현대화 노선'을 채택하고 개혁ㆍ개방의 길로 진입한 것을 원용, 미증유의 '김정일식 북한 개방'을 선언하고 체제안정과 경제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한편 김 위원장의 방중 배경에는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에 맞춰 중국과 동북아 안보 문제, 서울 답방 등을 심도 있게 협의해 양국 공조의 틀을 새롭게 다져야 할 필요성이 시급했던 것도 깔려 있다.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과의 만남에선 '강성' 조짐이 많은 부시행정부의 대 중국, 대 북한 외교정책에 대한 공조 필요성을 역설하고 중국 정부와 긴밀한 협조하에 보조를 맞추는데 논의의 초점이 맞춰졌을 것이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 성과가 어떻게 가시화할 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지만 김 위원장의 경제회복 의지와 새로운 북한의 지향점이 획기적 방식으로 나타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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