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세관의 박 모(47)계장은 여행자휴대품 검사관실에서만 24년간 근무한 베테랑이다.박 계장은 여행객의 표정이나 가방만 훌 터 봐도 선별검사 대상인지 여부를 판단할 정도다. 과거엔 양주나 양담배 등 기호품에 대한 단속이 주였지만 지금은 과다한 물품외에는 지나치기가 일수다. 주류는 면세기준이 개인 당 1병 꼴로 미화 400달러 이하가 원칙.
그러나 최근에도 100만원대의 고가 양주 '루이 13세' 등을 가지고 들어오다 적발되는 여행객은 매달 10여명에 달한다. 여기에 통관세금이 붙으면 술 한 병에 150만~200만원. 그들의 일관된 대답은 "과세규정을 몰랐다"는 것이다.
박 계장은 술 한 병에 자신의 월급이상을 유감없이 쓰는 여행객을 보면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된다.
최근에는 명품바람이 불면서 브레지어나 양말속, 또는 향수케이스에 카르티에 등 고가 시계를 숨겨 들어오다 적발되는 사례가 다시 늘고 있다.
반면 루이비통 구치 등 고가 핸드백을 2ㆍ3개씩 양 어깨에 걸고 여행용 가방에 또 3ㆍ4개씩을 넣어 버젓이 들어오다 세금을 무는 '명품 중독증' 여성들은 세관신고 절차에 아예 무관심할 정도다.
지난해 여행객들이 고가 사치품을 국내에 들여오다 적발된 규모가 금액기준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올 설 연휴에도 해외 여행객이 수 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적어도 해외여행자가 입국 시 세관에 신고해야 할 물품이 무엇인지는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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