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맞이 차례상을 준비하려면 지난해보다 지갑을 좀더 든든하게 채워둬야 할 것 같다.과일값은 지난해 설과 비슷한 편이지만 생선의 경우 조업이 좋지 않아 대부분의 품목이 지난해에 비해 10~30% 정도 가격이 올랐다.
특히 도미와 민어 등 고급 생선 상품은 지난해에 비해 30% 가격이 상승했다. 나물과 정육은 대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더욱이 요즘은 수입산이 범람하는 탓에 나물 하나를 사더라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적당한 비용으로 '신토불이' 차례상을 차리려면 상품 고르는 요령을 잘 알아둬야 한다.
쇠고기는 선홍색 또는 밝고 붉은 빛이 도는 게 신선하다. 냉동 상태의 쇠고기는 좀더 붉고 진한 색을 띠지만, 녹으면서 다시 본래의 밝은 빛으로 돌아온다. 검붉은 쇠고기도 먹기에 지장이 없으나, 갈색 쇠고기는 신선하지 못한 것이다.
좁쌀 모양의 기름이 박혀 있는 쇠고기는 요리할 때 지방이 살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고기를 더욱 맛있게 해준다. 고기를 구입하기 전에 냄새를 맡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
정상적으로 유통된 고기는 냄새가 없다. 만약 진공 포장상태를 연 뒤 2~3분이 경과해도 여전히 냄새가 없어지지 않는다면 변질되기 시작한 것이다. 산적용 쇠고기(100g) 1,500원 정도.
생선은 크게 흰살 생선과 붉은살 생선으로 나뉜다. 흰살생선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맛이 담백한 반면 붉은살 생선은 단백질과 지방이 모두 풍부해 맛이 비릿한 편이다.
대개 조상에게 올리는 차례상에서는 붉은살 생선과 갈치, 꽁치 등 '치'자가 들어가는 생선을 쓰지 않는다.
생선은 무엇보다 신선도가 중요하므로 구입하기 전에 잘 살펴보도록 한다. 생선의 눈이 선명하고 맑은지, 살에 윤기가 흐르는지, 아가미의 혈색이 선홍색을 띠는지, 비린내는 나지 않는지, 배가 단단한지 확인한 다음 구입한다. 조기(1마리) 6,000~8,000원.
사과는 껍질에 탄력이 있고 과육이 꽉 찬 것, 손가락으로 튕겨 봤을 때 맑은 소리가 나는 것이 좋다. 표피가 너무 매끄럽고 윤이 많이 나면 맛이 없다.
붉지 않은 부분은 푸른 기가 없는 것이 좋고, 골고루 붉은 배가 햇빛을 많이 받아 당도가 높다. 배는 윤기가 돌고 단단한 것이 좋은 상품.
배 고유의 점 무늬 크기가 큰 것이 좋다. 순종 배는 꼭지부분이 튀어나오지 않은 반면, 성장촉진제를 주사한 배는 꼭지 부분이 끈적거리는 편이다. 사과(5개) 5,500원, 배(3개) 7,000원.
나물은 설날 직전에 구입하는 것이 좋다. 나물은 특히 중국산이 많이 수입되기 때문에 국내산을 확인하고 구입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통도라지는 대부분 2 ~ 3년근을 수확하기 때문에 중국산에 비해 가늘고 짧다. 또 잔뿌리가 비교적 많이 붙어 있고 원뿌리도 2 ~ 3개로 갈라진 것이 많다.
중국산은 깨끗하게 손질된 게 많고, 수확한 지 오래돼 썩거나 변한 게 대부분이다. 우리 고사리는 줄기가 짧고 가늘며 줄기 윗부분 잎이 많이 붙어 있지만, 중국산은 줄기가 굵고 길며 윗부분 잎이 많이 떨어져 있다.
도라지(100g) 900원 정도, 고사리(100g) 1,500원 정도.
건대추를 고를 때는 국산과 중국산을 잘 구별해야 한다. 국내산은 잘 말라 과육이 단단하며 과육과 씨가 잘 분리되지 않지만, 중국산은 덜 말라 과육이 말랑말랑하고 과육과 씨가 쉽게 분리되는 편이다.
밤도 주의해서 구입해야 한다. 국내산 밤은 알이 굵고 윤택이 나며 껍질이 깨끗한 반면 중국산은 재래종으로 알이 작고 질에 먼지, 흙 등이 묻어 있는 경우가 많다. 대추(100g) 1,500원 정도, 밤(1㎏) 5,000원 정도.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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