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귀한 분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내용중에 요즘처럼 춥고 눈이 많고 바람이 심할 때가 아니면 플레이를 안했다는 영국의 명문대학 캠브리지 대 옥스퍼드 출신들의 골프대항전이 흥미로웠다. 경기조건은 1년에 한번, 그것도 영하 5도 이하일 때이어야 하며 풍속도 5마일 이상이어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이다.이 때의 스코어가 정식기록으로 인정된다. 과거에는 지금처럼 좋은 골프복이 없어 사계절 비슷한 옷차림일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옷 속에 신문을 넣어서 보온을 하고 플레이를 하기도 했다.
영국에서 발생한 스포츠는 자연과 함께 이루어진다. 승마가 그렇고 럭비가 그렇다. 특히 골프는 장시간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보온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내복과 얇은 폴라를 입는다. 그 다음 조끼와 바람막이를 입으면 한낮에는 땀이 날 정도가 된다.
티샷과 퍼팅 때는 얇은 점퍼를 추가로 입으면 보온이 되고 샷 하는데 전혀 부담이 없게 된다. 퍼팅 때 그립 끝이 점퍼에 걸릴 수도 있겠으나 한쪽으로 밀어서 겨드랑이 밑에 끼우고 하면 된다.
이렇게 얇은 옷을 여러 겹 껴 입으면 공기의 보온층이 많아서 더 따뜻하게 되고, 쉽게 벗을 수 있어 체온조절도 용이하다. 골프의 기술도 실력이지만 이렇게 잘 칠 수 있도록 복장을 갖추는 것도 실력이다.
여기에 큰 장갑과 보온용 핫팩 한 개쯤 주머니에 넣고 나가면 한겨울 골프도 두렵지 않다. 특히 모자는 꼭 써야 된다.
신체의 온도가 머리를 통해서 밖으로 나가는 것이 30%나 되기 때문이다. 기왕이면 앞뒤 팀에서 잘 볼 수 있도록 진한 색깔의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어차피 언땅에서 하는 골프라 실력보다 운이 작용한다. 그러나 운도 실력이 있어야 나온다. 겨울골프는 골프신도 핸디 10점을 더 준다고 한다. 그러나 방향을 잘 겨냥하면 파4의 홀도 1온 되는 기쁨이 있다.
/경인방송해설위원=유응열golfswi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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